영화는 만델라의 집권 초반기를 그립니다. 무려 27년간 옥살이를 한 후 대통령에 당선된 만델라는 증오와 복수 대신 용서 화해를 호소했고, 1995년 남아공 럭비 월드컵에 출전한 최약체 대표팀에 적대감이 아닌 원팀 정신을 불어넣어 기적 같은 승리를 일궈내지요.
거친 막말과 막무가내식 네거티브로 '역대급' 비호감이라는 제20대 대통령 선거는 마지막 TV토론마저 '역대급'으로 마무리가 됐습니다.
그런데 이들의 모습을 보면 한 가지 궁금해집니다. 후보들은 선거 그 자체만을 위해 경쟁하는 걸까요. 아니면 선거 이후 세상을 좋게 만들려고 경쟁하는 걸까요.
선거가 끝난 뒤 과연 대통령 후보들과 지지자들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서로 손을 잡고 새 출발 할 수 있을까요?
'어디가 우리보다 센 곳이 있습니까?'
'무고죄는 원래….'
'제가 질문을 드릴 때 하세요. 제가 말씀 이어서 할게요.'
'질문을 하지 마시던가….'
'(대장동) 문제가 드러나면 대통령에 당선되어도 책임지자, 동의하십니까?'
'이거 보세요. 대통령 선거가 국민 앞에, 애들 반장선거입니까? 정확하게 수사가 이루어지지 않고 덮었지 않습니까?'
'그래서 특검 하자니까요.'
유세 현장이나 토론에서 열변을 쏟아내는 유력 후보들의 눈빛을 보면 상대방을 단순한 경쟁자가 아니라 아예 없애버려야 할 척결 대상으로 여기지 않나 싶죠.
로마의 율리우스 카이사르는 내전을 끝낸 뒤 반대파 처단을 위한 '살생부' 대신, 기념 은화에 클레멘티아(관용)이란 글자를 새겨 넣었습니다. 정적을 품는 그의 통 큰 리더십은 훗날 로마 중흥의 초석이 되지요.
정치는 종교재판이 아니라 반대세력과의 미래 지향적인 공존을 꾀하는 겁니다. 때문에 대권후보들은 말로만 국민통합, 통합정부 운운하지 말고, 반대파도, 경쟁자도 아우르는 믿음직한 모습을 보여줘야 합니다. 유권자들은 '좀 더 품격 있고, 좀 더 올바른' 후보를 선택할 책임과 권리가 있거든요.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국민은 '품격'을 원한다'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