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기대수명 83.5세보다 낮아…90세 이상 장수한 비중 15%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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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기업 본사가 몰려 있는 서울 도심 |
국내 재계에서 올해 2월에만 구자홍 LS그룹 초대 회장과 김정주 넥슨그룹 창업주가 별세했습니다. 특히 국내 게임 산업에 큰 역할을 한 김정주 창업주는 경영 활동을 20년 이상 더 할 수 있음에도 일찍 세상을 떠나 재계 충격이 컸습니다.
이에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국내 재벌기업 총수 중 작고한 60여 명의 평균 수명은 77세 가량으로 알려졌습니다.
3일 한국 CXO연구소가 발표한 '국내 재벌가 평균 수명 현황 조사' 결과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1997년부터 관리해온 대기업집단 전·현직 총수 및 주요 오너 경영자 중 이달 1일 이전에 별세한 62명의 평균 수명은 '76.8세'로 조사됐습니다.
이는 통계청이 지난해 발표한 국민 기대수명인 83.5세보다 낮은 수준입니다. 84세 이상 삶을 누렸던 재벌가는 62명 중 22명으로 3분의 1 수준 정도에 그쳤습니다.
60여 명 중 5년 단위별로 살펴보면 향년 85~89세 사이가 12명(19.4%)으로 최다를 차지했습니다. 이 중 향년 85세와 86세가 각 4명으로 많았습니다.
이종덕(1915년 출생-2000년 별세) 세아그룹 창업주, 박경복(1922년-2007년) 하이트진로그룹 창업주, 구자원(1935년-2020년) LIG그룹 회장, 정상영(1936년-2021년) KCC 명예회장은 85세에 세상을 등졌습니다.
정주영(1915년-2001년) 현대 창업주, 신용호(1917년-2003년) 교보생명 창업주, 정인영(1920년-2006년) 한라그룹 명예회장, 구평회(1926년-2012년) E1 명예회장은 86세에 생을 마감했습니다.
75~79세에 세상을 떠난 이들은 11명(17.7%)입니다. 70대 후반 중에서도 조홍제(1906년-1984년) 효성그룹 창업주, 이재준(1917년-1995년) DL그룹 창업주, 이건희(1942년-2020년) 삼성전자 회장은 78세를 일기로 별세했습니다.
이어 80~84세(8명, 12.9%), 90~94세 및 60~64세(각7명, 각11.3%), 70~74세(6명, 9.7%), 65~69 및 50~54세(각3명, 각4.8%), 95~99세 및 55~59세(각2명, 각3.2%)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90세 이상 장수한 오너는 9명(14.5%)으로 조사됐습니다. 가장 장수한 총수는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로 향년 98세였습니다. 김상하(1926년-2021년) 삼양그룹 회장도 95세를 일기로 생을 마치며 장수한 오너가 중 한 명으로 꼽혔습니다.
반면 한창때 유명을 달리한 총수도 있었습니다. 최종건(1926년-1973년) SK그룹 창업주는 47세의 젊은 나이에 별세했습니다. 50대에 별세한 경우도 최근 김정주 넥슨그룹 창업주를 포함해 박병규(1925년-1977년) 해태그룹 창업주(52세), 채몽인(1917년-1970년) 애경그룹 창업주(53세) 정몽헌(1948년-2003년) 현대그룹 회장(55세), 김종희 한화그룹 창업주도(59세) 등이 있습니다.
한국CXO연구소 오일선 연구소장은 "오너 중심 경영이 강한 우리나라에서 그룹 총수의 수명(壽命)은 후계자에게 경영 수업과 그룹을 발전시켜 나가는 데 보이지 않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면서 "특히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해 그룹 총수가 일찍 유명을 달리할 경우 후계자 선정과 지배구조 변화 및 사업 구도 등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조사 대상 62명 중 오너 경영자들이 별세했다는 소식이 가장 많이 나온 해는 2019년이었습니다.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의 별세 소식은 2019년 1월 30일에 전해졌고, 3월 3일에는 박용곤 두산그룹 명예회장, 4월 8일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별세했다는 비보가 알려졌습니다.
같은 해 12월 9일에는 김우중 대우그룹 창업주, 12월 14일에는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이 유명을 달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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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CXO연구소 자료표 / 사진=한국CXO연구소 |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