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방역에 쓰이는 소독제, 쥐 실험해보니…"치명적 폐 손상 우려"

살균∙소독 생활용품에 사용되는 '염화벤잘코늄'
인체 유입되면 만성 폐 질환 이어질 가능성 있다
분무하기보단 천에 뿌려 닦는 사용방식 권고

코로나19 소독제와 살균기가 호흡기로 유입될 경우 치명적인 폐 손상을 입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 시내버스 방역 소독. (기사 내용과 무관한 참고 이미지)/ 사진 = 연합뉴스

'가습기 살균제 사건' 당시 원인 물질 중 하나였던 염화벤잘코늄(BKC)이 코로나19 소독제에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분석입니다.

지난 1일 경희대학교 박은정 의과대 교수팀은 이같은 연구 내용이 지난달 22일 국제학술지 '독성학과 응용약물학((Toxicology and Applied Pharmacology)' 온라인판에 공개됐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연구는 손 소독제나 코 세정제, 점안제, 방부제, 보존제, 항균 티슈, 바닥 청소제 등 다양한 살균 및 소독용 생활용품에 사용되는 염화벤잘코늄의 독성이 호흡기에 손상을 줄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연구진은 실험용 암컷 쥐에 14일 동안 0.005%와 0.01%의 염화벤잘코늄을 2일 간격으로 5회 노출했습니다. 해당 쥐는 반복적으로 노출됐으나 생존율에는 지장이 없었습니다.

이어 연구진은 28일 동안 0.01%, 0.001%, 0.005%의 염화벤잘코늄을 암컷과 수컷 쥐에 주 1회씩 총 4회 노출하고 폐에서 일어난 변화를 관찰했습니다.

그 결과 최고 농도인 0.01%로 노출한 쥐의 폐 조직에서 만성 염증성 병변이 발견됐습니다. 폐 세포 면역체계도 일부 손상됐고, 일부 수컷 쥐에서는 백혈구 세포 수가 뚜렷하게 줄어들기도 했습니다.

염화벤잘코늄은 특성상 인체에 쉽게 유입될 수 있습니다. 햇빛에 의해 분해되지만, 반으로 줄어드는 데에 7.1일이 걸립니다. 스프레이로 뿌렸다면 먼지 등과 함께 공기 중에 떠다닐 가능성이 높습니다.

박 교수는 "보통 세포가 망가지면 면역 세포가 손상 부위로 몰려 치유를 돕는다. 그러나 염화벤잘코늄은 이 반응이 잘 일어나지 않아 손상이 제대로 회복되지 못하고 만성 폐 질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박 교수는 소독제에 지속적해서 노출되면서도 호흡기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선 염화벤잘코늄의 농도를 1000분의 1mg 수준인 0.5mg 정도로 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염화벤잘코늄 소독제를 사용할 때는 분무하는 방식이 아니라 천에 묻혀 닦는 방식으로 써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해 질병관리청은 "코로나 소독제 중 하나로 쓰이는 염화벤잘코늄은 물체를 닦는 데만 쓰고 공중에는 뿌리지 않아야 한다"는 지침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