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구진 "화이자·코로나 백신, 5~11세서 감염 예방효과 하락"

보건 전문가 등 "성인의 3분의 1에 불과한 투약량 때문일 수도"
이번 분석 결과로 '부모의 자녀 백신 접종 기피' 더 늘어날 듯

↑ 화이자가 내놓은 어린이용 코로나19 백신 / 사진=연합뉴스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이 5~11세 어린이들에게는 접종이 끝난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도 감염 예방 효과가 크게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에 따라 이번 분석 결과가 아이들에게 백신 맞히기를 주저하는 부모들이 백신을 더 기피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게 전문가의 의견입니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뉴욕 주 보건 당국이 수집한 새로운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화이자 백신이 5~11세에서 청소년이나 성인에서 보여지는 것보다 코로나19 감염 예방 효과가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은 현재 미국에서 5~11세 연령층 대상으로 유일하게 긴급사용 승인이 이뤄진 백신입니다. 접종 후 수개월 뒤부터 코로나19 백신의 효력이 점차 감퇴한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졌지만 5~11세 연령대에서는 접종이 끝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도 효력이 크게 떨어졌다는 것입니다.

다만 중증 예방에는 여전히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NYT에 따르면 뉴욕 주 보건국과 밴더빌트대의 소아 백신 전문가 캐스린 에드워즈 박사 등 연구진은 오미크론 확산이 정점을 이뤘던 작년 12월 13일부터 올해 1월 31일 사이에 화이자 백신 1·2차 접종을 완료한 12∼17세 어린이 85만2300여명, 5∼11세 어린이 36만5500여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밝혔습니다.

그 결과, 이 기간 입원 예방 효과가 12∼17세는 85%에서 73%로, 5∼11세는 100%에서 48%로 각각 떨어졌습니다. 또 감염 예방 효과는 12∼17세의 경우 66%에서 51%로 낮아졌지만, 5∼11세는 68%에서 불과 12%로 급감했습니다.

보건 전문가와 연방 관리들은 이런 백신 약효의 급격한 저하가 이들에게 접종되는 투약분이 청소년·성인의 3분의 1에 불과하다는 점 때문일지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화이자는 5∼11세 어린이에게는 성인 투약량인 30㎍(마이크로그램)의 3분의 1인 10㎍을 접종하도록 해 보건 당국의 승인을 받은 바 있습니다.

앞서 화이자는 지난해 12월 5∼11세보다도 더 어린 2∼4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더 적은 투약량인 3㎍을 맞힌 결과 충분히 강력한 면역 반응을 끌어내지 못했다면서 3회 접종을 시험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지난 2월 23일 화이자가 개발한 어린이용 코로나19 백신의 허가가 승인됐지만, 아직 구체적인 접종 대상과 예약 일정은 확정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접종계획은 3월 중 발표 예정으로, 의무가 아닌 권장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됩니다.

국내 전문가들은 어린이용 백신 중증 예방효과가 유효한 만큼 접종을 권고하기로 했습니다. 코로나19에 감염돼 중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으면 우선 접종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한편 2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일 0시 기준 국내발생 확진자 13만8993명 중 9세 미만은 1만9802명으로 전체 일일 확진자의 14.25%로 나타났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