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이지 않는 현장 경찰관 극단적 선택…'트라우마 위험' 관리 시급

극단적 선택을 한 경찰관 수, 매년 20명 안팎…올해 벌써 3명
예산 문제에 발목 잡혀 상담사 증원도 불확실
예방 위해선 다양한 변수와 요인들 전문적으로 분석 필요

파출소에서 야간 근무를 하던 20대 경찰관이 총기로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평소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는 현장 경찰관들에 대한 처우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 올랐습니다.

↑ 경찰. / 사진 = 연합뉴스

28일 경찰에 따르면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경찰관은 매년 20명 안팎입니다.

올해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세상에 알려진 경찰관의 극단적 선택은 전날 파출소에서 벌어진 사건이 처음이지만,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올해 벌써 2건이 더 있었습니다.

경찰 통계상 전국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경찰관 수는 매년 20명 안팎을 기록했습니다.

2016년 27명, 2017명 22명, 2018명 16명, 2019년 20명, 2020년 24명, 2021년 24명입니다. 올해는 오늘 기준 3명입니다.

경찰관은 트라우마 위험 등으로 자살률이 높은 특수직 공무원입니다. 그중에서도 자살자 수가 많은 편으로 분류됩니다. 2018년 발표된 '자살예방 국가행동계획'에 따르면 자살자 수를 인구 10만 명으로 환산했을 때 소방관은 연 10명 내외, 집배원은 5명가량이지만 경찰관은 약 20명으로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극단적인 선택으로 목숨을 잃는 경찰관이 많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지만, 현장 경찰관들이 느낄 수 있는 극적인 변화는 없었습니다. 트라우마 등의 진단과 치료를 돕는 상담사 증원 문제도 여러 차례 논의됐지만, 예산 문제에 발목을 잡혔기 때문입니다.

경찰청은 최근 센터 18곳 중 대구·인천·광주·대전·울산 5곳에 상담사를 1명씩 추가 배치했습니다. 하지만 충남·전남·강원 등 10곳에는 여전히 상담사가 1명뿐입니다.

2020년 기준 센터 상담사 1명이 한 해에 상담하는 경찰관은 426명으로, 상담 건수는 833건에 이릅니다. 경찰청 복지정책담당관 관계자는 최소 2명의 상담사가 상주하며 찾아오는 경찰관을 상담하고, 직접 경찰관을 찾아가서 상담하는 구조가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찾아온 사람 중 고위험군을 발견해 극단적인 선택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밀도 높은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경찰관의 자살 배경에는 갈등과 직무 스트레스, 비리, 범죄 등 조직 요인과 갈등, 건강, 경제 등 개인적 요인 등 다양한 원인이 있지만, 전문가들은 '조직문화'를 꼽았습니다.

특히 계급·연령별 접근이 필요하다는 분석입니다. 생애주기로 봤을 때 50세 전후 경위급 자살 빈도가 높고, 그 이하는 팀 내 불화나 인사발령 등으로 인한 경우가 많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선 다양한 변수와 요인들을 전문적으로 분석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에 일각에선 사고 3개월 후 유족과 동료들을 만나 깊이 있게 판단하는 '심리부검'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