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3년째 이어지면서 대학가의 졸업식 풍경이 변하고 있다. 예전 같으면 전교생이 가득 들어찬 강당에서 왁자지껄한 졸업식이 진행됐겠지만, 이제는 대면 졸업식을 하는 학교를 보기 어렵다. 매년 이맘때면 캠퍼스에서 쉽게 볼 수 있었던 학사의와 학사모를 쓰고 꽃다발을 든 졸업생들의 왁자지껄한 모습도 찾기 힘들어졌다.
26일 대학가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이후 세 번째를 맞는 올해 졸업식에서는 각 대학들이 이색적인 방법 동원이 눈길을 끈다. 앞서 코로나19 확산 직후였던 지난 2020년 2월 대부분 대학은 졸업식 자체를 취소했다. 이듬해인 2021년 2월에는 전면 비대면으로 진행한 바 있다.
올해 대학 졸업식의 키워드는 대면과 비대면의 혼합, '하이브리드'다. 대다수 학교들은 최소 필수 인원만 대면 졸업식을 진행하고 이를 온라인으로 송출하는 방식을 택했다. 졸업식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학사의와 학사모는 일정 기간 '졸업 주간'을 둬 분산 대여하고, 이 기간 졸업 예정자들이 자유롭게 대여해 캠퍼스에서 기념 사진을 촬영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 21일 졸업식을 진행한 서강대가 대표적인 케이스다. 이번 졸업식에서 학위를 받는 인원은 1902명 정도지만, 졸업식 행사에는 학과별 대표와 수상자 등 30여명 정도만 참석하고, 행사를 학교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온라인으로 생중계했다.
한양대도 졸업식을 온·오프라인 병행 방식으로 개최했다. 오프라인 졸업식은 단과대와 학과별로 시간을 분산해 희망하는 졸업생 본인만 참석하는 형태로 진행했다. 교내 곳곳에 10여곳의 포토존을 설치해 졸업생과 입학생이 두루 활용할 수 있게 했다.
동국대는 단과대학별 대표 및 수상자가 참석하는 '중강당 학위수여식'과 단과대학 및 학과별로 시행하는 '개별 학위수여식'으로 나눠 개최했다. 중강당 학위수여식은 공식 유튜브 계정을 통해 생중계 했고, 캠퍼스에 포토존, 포토부스, 캐릭터 아코 구조물 등도 설치해 자유롭게 사진 등을 찍을 수 있도록 배려했다.
오는 28일 3680명의 졸업생 학위수여식을 앞둔 이화여대도 대면과 비대면을 혼합한 방식의 졸업식을 열 계획이다. 이화여대는 학생들의 졸업을 축하하기 위해 정문 이화아트파빌리온 옆에 포토월을 설치했다. 졸업생들은 총무처가 주관한 학위복 대여기간 동안 빌린 학위복을 입고 포토월을 비롯한 캠퍼스 곳곳에서 개별적으로 기념촬영을 하는 방식으로 졸업을 만끽하도록 했다. 학교측은 학위복과 학사모의 대여 기간을 각 과별로 분산해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오미크론의 확산세를 고려해 과거와 같은 온라인 영상 송출로 졸업식을 대체한 대학들도 눈에 띈다. 25일 학사와 석사, 박사 등 총 4710명에게 학위를 수여한 서울대가 대표적이다. 지난 2020년 8월 이후 벌써 네 번째인 서울대는 과거와 같이 미리 촬영한 영상을 송출하는 것으로 행사를 대체했다. 다만 학위복과 학사모 등은 학과별로 대여하도록해 캠퍼스 출입이나 사진촬영을 막지는 않았다.
졸업생들은 이러한
[전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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