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릅니까?
우리나라 최초의 경제자유구역이고, 특히 그 핵심지역인 국제업무단지는 뉴욕의 맨해튼처럼 만들겠다고 정부나 인천시가 정말 대대적으로 홍보했던 곳입니다.
현실은 어떨까요?
유수의 기업이 들어서야 할 땅이 텃밭으로 변했습니다.
MBN이 기업유치 현황을 취재했는데, 내용을 보니 황당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노승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2003년,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돼 국제도시를 표방해온 인천 송도.
그런데 입구에 들어서자 웬 텃밭이 나타납니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니 텃밭을 포함해 드넓은 땅이 텅 비어 있습니다.
이곳은 국내·외 유명 기업들을 유치해 '한국의 맨해튼'을 만들겠다던 송도의 노른자 지역, 국제업무단지입니다.
면적은 여의도의 2배나 되는 580만㎡.
▶ 스탠딩 : 노승환 / 기자
- "손쉽게 수익을 내는 아파트 개발만 80% 이상 진행됐을 뿐, 성장동력을 만든다던 상업·업무지구는 대기업 유치가 거의 전무한 채 20년 가까이 방치돼 있습니다."
그러면서 3차 산업, 나아가 4차 산업의 메카로 만들겠다던 땅은 텃밭으로 변했습니다.
심지어 13년 전, '2009 인천세계도시축전' 행사장도 부지 활용이 안 되면서 여태 철거조차 못해 폐허로 방치돼 있습니다.
상황이 이런데, 인천시는 상업·업무지구의 진척도가 46%라며 여전히 진행이 잘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488개 입주기업 명단을 확인하니 황당합니다.
어린이집 36개와 편의점 24개를 입주기업에 포함시켰고, 심지어 초·중·고등학교와 동사무소까지 유치 실적으로 잡아놨습니다.
실적 부풀리기 의혹이 짙은데, 인천시는 그게 아니라고 항변하면서도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습니다.
▶ 인터뷰(☎) : 인천시 관계자
- "이게 (입주기업을) 유형별로 분류하는 실태조사 기준이 저희가 정한 건 아니고 산업부가 정하게 돼 있고요. 왜 초등학교가 들어갔느냐고 하면 제가 답변을 못 한다는 거죠."
이대로라면 국제업무단지 정상화는 요원합니다.
2019년 1월, 경제자유구역 외투기업에 대한 법인세·소득세 감면이 폐지됐고, 수도권 규제로 국내 대기업은 진입 자체가 봉쇄돼 있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김희철 / 인천시의회 의원
- "많은 기업이 이곳을 찾을 수 있는 사회적 조건이 형성돼 있지 않다. 저렇게 큰 땅을 개발을 준비했으면 그런 부분(기업유치 계획)이 다 검토됐어야 하는데…."
정부마저 몇 년째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서 송도는 속 빈 국제도시라는 오명을 지우지 못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노승환입니다.[todif77@mbn.co.kr]
[영상취재 : 김 원 기자, 영상편집 : 송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