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횡령 전과자에게 '사기꾼' 지칭은 명예훼손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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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령죄 처벌 전력이 있는 상대방을 '사기꾼'이라고 부른 행위가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횡령은 사기와 법적으로 다르지만 일반인의 입장에서는 '사기꾼'이라는 말로 평가할 수 있어 허위사실 적시로 볼 수 없다는 취지다.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A씨 등 2명의 상고심에서 벌금 100만원씩을 선고한 원심을 무죄 취지로 깨고 사건을 대구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5일 밝혔다.
재판부는 "A씨 발언의 주된 취지는 피해자가 타인의 재산을 탈취한 전력이 있다는 것으로, 횡령죄의 전과가 있는 이상 주요 부분에서 객관적 사실과 합치한다"며 "피고인들이 '사기꾼'이라는 표현도 사용했으나 이는 회장 출마에 반대하는 의견을 표명한 것이거나 다소 과장된 감정적 표현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종친회 간부인 이들은 2017년 11월 종친들이 모인 자리에서 지역 종친회장 B씨를 가리켜 "남의 재산을 탈취한 사기꾼이다. 사기꾼은 내려오라"는 허위사실을 적시해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았다.
앞서 1, 2심은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김형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