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폭증세와 숨은 확진자에 대한 우려 증가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국내 하루 신규 코로나 확진자 수가 세계 2위 수준까지 급등했습니다. 100만 명당 확진자 수는 인구가 1000만 명 이상 규모인 국가 중에선 1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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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오전 서울 송파구보건소 선별진료소 앞에서 검사를 기다리는 시민들. / 사진 = 연합뉴스 |
22일 국내 신규 확진자 수는 17만1452명입니다. 전날보다 7만 명 이상 늘면서 역대 최다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상승률은 72%에 달합니다. 70%대 상승률은 코로나 사태 초기를 제외한 2021년 이후 가장 높습니다. 23일도 오후 10시 기준 16만 명을 넘어섰고, 24일 0시 기준 17만16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습니다.
통계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22일 국내 확진자 수 17만1452명은 독일의 22만1478명 다음으로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았습니다.
100만 명 당 확진자 수로 따지면 3342명으로 상대적으로 인구가 적은 덴마크와 싱가포르 정도를 제외하면 세계 1위입니다. 독일 2640명, 프랑스 1444명, 영국 606명, 일본 551명을 훨씬 앞지르고 있습니다.
다른 나라들은 대규모 유행과 확진자 수 증가세가 정점을 찍고 내려오고 있습니다. 올해 초 100만 명 이상 확진자가 발생했던 미국은 이날 9만9820명까지 내려갔고, 지난달 23만 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던 영국도 4만1353명에 그쳤습니다. 일본은 6만9447명의 확진자가 발생했습니다.
다른 나라가 정점을 찍고 하락세를 보인다면 우리는 그 반대입니다. 국내 신규 확진자 수는 방역 당국의 예상을 뛰어넘는 속도로 빠르게 급등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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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오전 광주 북구 상시선별진료소 쌓인 코로나19 검체. / 사진 = 연합뉴스 |
당초 2월 23일 13만 명, 3월 2일 18만 명을 예측했지만, 열흘가량 앞당겨졌습니다. 국내·외 연구기관들은 이번 달 말에서 다음 달 초 최대 37만 명 확진자가 발생하고, 중증 환자는 3000명을 넘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확진자 수만 가지고 두려움이나 공포감을 가질 이유가 전혀 없다"며 "위중증률과 사망률도 비교적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밝혔지만, 중환자 및 사망자는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22일 기준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코로나 중환자는 512명으로, 지난 18일 400명을 넘어선 후 나흘 만에 500명 대로 올랐습니다. 코로나 사망자는 99명으로, 전날의 58명에 비해 2배 수준을 보였습니다.
박영준 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팀장은 "오미크론 치명률은 계절 독감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발생 규모가 크다면 비상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오미크론의 중증화율과 치명률은 각각 0.38%와 0.18%입니다. 델타 변이의 4분의 1수준입니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국내 인구 100만 명당 하루 신규 확진자는 395명 정도로, 인구 1000만 명 이상 주요 국가 중 가장 적었습니다. 독일, 영국, 러시아, 프랑스, 미국 등이 오미크론 확산으로 고전하는 동안, 국내에선 상대적으로 적은 수치를 보이며 선방하고 있었지만 오래 가지 못한 것입니다.
국내 오미크론 확산이 본격화하면서 지난 5일에는 100만 명 당 확진자가 미국을 넘어섰습니다. 17일에는 2140명으로 독일의 2564에 근접했고, 19일에는 2043명으로 독일의 1354명을 넘어섰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폭증세가 아직 유행의 정점이 아니라는 것이 문제입니다. 의료계에선 빠른 확산 속도를 고려했을 때 2주 뒤 25만~30만 명, 대선일인 9일에는 37만 명까지 예상하고 있습니다. 적어도 3월 중순 이후에야 감소세로 전환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폭증세와 함께 숨은 확진자에 대한 고민도 커지고 있습니다.
변화된 방역 체계에 따라 PCR(유전자증폭) 검사 체계를 고위험군 위주로 전환하면서 PCR검사를 받지 않고 감염 상태로 통계에 잡히지 않은 사람이 더 많다는 지적입니다.
재택치료 환자는 이날 52만 명까지 늘었습니다. 하지만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지역 보건소의 업무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지방자치단체들은 다른 부서의 직원들까지 동원해 재택치료 공백을 메우고 있습니다. 하지만 재택치료 대상자들은 "보건소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 "응급 치료를 위한 병원을 못 찾고 있다" 등의 문의와 불만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방역 당국은 유행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23일 정례브리핑에서 "단기적으로 확진자가 지나치게 증가하면 중증 환자와 사망자도 늘어나기 때문에 위험한 요인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중장기적으로는 오미크론이 델타보다 치명률이 상당히 낮아 일상 회복을 위한 긍정적인 요인
방역 당국이 확진자 13만6000명을 분석한 결과, 백신 3차 접종 완료자에 대한 오미크론 치명률은 0.08%로 드러났습니다. 계절 독감 치명률인 0.05~0.1%와 비슷합니다.
하지만 백신 미접종자의 경우 오미크론 치명률은 0.5%에 달했습니다. 특히 고위험군인 60세 이상이 백신을 접종하지 않았다면 오미크론 치명률은 5.39%까지 올라갔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