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대책위 "물류센터 노동자 사망, 대처 미흡"…쿠팡 "필요한 노력 기울여"

대책위 "유족 사과와 재발 방지책 마련해라"
쿠팡 "당시 필요한 조치 취했다"

↑ 송파구 쿠팡 물류센터 / 사진=연합뉴스

지난 11일 쿠팡 동탄 물류센터에서 일하던 50대 노동자가 숨진 사건과 관련해 쿠팡 노동자들이 쿠팡 측에 사과와 대책 마련을 촉구했습니다.

'쿠팡 노동자의 건강한 노동과 인권을 위한 대책위원회'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등은 오늘(23일) 오전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쿠팡과 정부는 사망 물류센터 노동자의 죽음 앞에서 진정으로 반성하고, 이런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책임을 다하라"고 촉구했습니다.

대책위원회 등은 지난해 12월 24일 쿠팡 동탄 물류센터에서 일하던 여성 노동자 노 모(50대) 씨가 뇌출혈로 쓰러진 뒤 이달 11일 숨진 사건과 관련해 쿠팡 측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들은 "고인의 사망 책임은 현장 노동자들보다 로켓배송이 우선인 쿠팡에 있다"며 "고인이 이상 증세와 고통을 호소했지만, 병원 이송까지 약 1시간 반이 걸렸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쿠팡은 현장 대처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코로나19로 인해 치료 가능 병원으로 이송하는 데 시간이 걸린 것'이라며 오히려 고인의 명예를 훼손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이들은 "추위·더위에 취약한 물류센터의 구조, 휴게 시간· 공간의 부족 등 열악한 노동 환경과 인권 침해적인 휴대전화 반입 금지 정책 등에 대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수없이 외쳤지만 변하지 않았다"고도 지적했습니다. "산업화의 다양화로 특수 고용, 플랫폼 노동과 같은 새로운 노동 형태가 등장했지만, 산업재해보험이나 산업안전보건법은 이를 포괄하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를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이들은 쿠팡에게 유족에 대한 사과와 재발 방지책 마련을 요구하고 고용노동부에는 특별근로감독 시행을 촉구했습니다.

오늘 행사에는 11일 사망한 노동자의 유족과 과거 쿠팡 물류센터에서 일하다 사망한 노동자들의 유족도 함께 참석했습니다.

사망 노동자의 언니 노은숙 씨는 "동생이 머리가 아프다며 119에 전화해달라고 애걸했지만 현장 관리자 3명 그 누구도 전화해 주지 않았다"며 "동생이 50여 일간 버티는 동안 아무도 찾아오지 않았고 회사(쿠팡)는 어떤 대책도, 얘기도 없었다"고 분노했습니다.

이어 노 씨는 "그러고선 장례식에 떼로 찾아와서 웃으며 다시 한번 우리 가족을 죽였다"며 "쿠팡은 유가족에게 사과하고 더는 사람이 죽지 않도록, 동생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쿠팡은 사망 노동자 노 씨가 쓰러진 이후 필요한 조치들을 취했다며 대책위의 주장을 반박하고 있습니다.

쿠팡 측은 "당시 노 씨는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현장 관리자에게 두통을 호소했으며 관리자는 즉시 증상 확인 후 119에 신고했다"고 해명한 바 있습니다. 이어 "고인은 지난해 12월부터 뇌동맥류로 인한 뇌출혈 치료를 이어왔다"며 "회사는 그 동안 고인의 회복을 기원하며 생활비 등 필요한 지원과 노력을 기울여 왔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고인이 중환자실에 입원해 계셨고 ;코로나로 인해 가족 외의 면회가 힘든 상황에서, 회사는 고인이 입원해 있는 동안 가족 대표분과 지속적으로 연락을 유지해 왔다"면서 "안타깝게 고인이 사망하신 후에도 조문을 통해 애도를 표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