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층 "세금만 내고 혜택은 없어…청년 아니어도 희망 줘라"
↑ 사진 = 연합뉴스 |
연 최고 10% 안팎의 금리를 제공하는 '청년희망적금'에 높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소득 수준 등을 이유로 가입하지 못한 청년들과 가입 대상이 아닌 중장년층 사이에서는 불만이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23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기업·부산·대구·광주·전북·제주은행 등 11개 은행은 지난 21일부터 청년희망적금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청년희망적금은 최대 2년 만기까지 납입할 경우 시중 이자에 더해 최대 36만 원의 저축장려금을 추가로 지급하는 상품입니다.
청년희망적금은 첫날부터 가입 대란을 일으켰습니다. 예산을 고려하면 약 38만 명만 지원할 수 있지만, 상품 출시 전 가입 가능 여부 조회에만 200만 명이 몰렸습니다. 대상은 총급여 3,600만 원(종합소득금액 2,600만 원) 이하인 만 18~34세 청년입니다. 아무런 소득이 없는 취업준비생 사이에서는 불만이 제기됩니다. 한 취업준비생은 취업준비생 커뮤니티에서 "적게 버는 새내기 직장인보다 한 푼도 못 벌고 있는 청년을 돕는 게 우선 아니냐"고 토로했습니다.
가입 연령에 해당하지 않는 중장년층 사이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이들은 청년희망적금이 "차별적인 세금 퍼주기"라며 부정적인 심기를 드러냈습니다. 박(46) 씨는 "청년이 아니라서 이런 혜택을 못 받는 것도 서러운데, 결국은 내 세금만 퍼주게 돼 억울하다"며 "임기응변식 정부의 정책 변경이 대선을 앞둔 청년 표심 잡기가 아닌지 의심스러울 정도"라고 비판했습니다. 앞서 정부는 선착순 가입이 불가피한 상황이 되자 가입 기한(3월 4일)을 두는 대신 요건이 맞으면 전원 가입할 수 있도록 방침을 바꾼 바 있습니다. 누리꾼들은 "40·50도 힘들다. 세금만 내고 혜택은 받지 못하는 호구 세대", "청년 아니어도 희망을 줘라"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또한, 아깝게 나이 제한에 걸린 직장인 김(36) 씨는 "어린 친구들에게 희망을 주는 것에 반대하지는 않지만, 힘들게 일하며 월세 살고 있는 나 같은 사람도 희망이 필요하기는 마찬가지"라며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는 정책을 만들기는 어렵겠지만, 나이 많은 사람에게도 희망의 기회를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
가입 조건에 부모 재산이 포함되지 않는 점도 문제고 꼽힙니다. 상품 구조상 개인 소득만 낮다면 부유층 자녀들도 청년희망적금에 가입할 수 있습니다. 개인의 연 소득이 낮더라도 부모로부터 지원을 받는다면 월 50만 원씩 적금을 넣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일각에서는 "소득 아닌 자산을 봐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