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논쟁에 '온라인 패션 시장 둘러싼 기싸움' 시각도
![]() |
↑ 크림이 올린 '피어 오브 갓 에센셜' 티셔츠 가품 판별 방법 / 크림(KREAM) 홈페이지 캡처 |
패션 플랫폼 무신사와 네이버 계열 명품 중고거래 플랫폼 '크림(KREAM)'이 '명품 티셔츠 진위'를 놓고 법적 공방을 벌이게 됐습니다.
패션 플랫폼 간의 진품 공방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코로나19 이후 명품 소비가 늘어나고 병행 수입, 리셀 플랫폼도 늘어나며 플랫폼 간 주도권 싸움으로 번지게 됐습니다.
일명 '명품 티셔츠 진위 논란'은 크림 측에서 무신사가 판매한 미국 럭셔리 브랜드 '피어 오브 갓 에센셜'(이하 에센셜) 티셔츠를 모조품으로 판별해 소비자들에게 구매에 주의할 것을 알리면서부터 시작됐습니다. 크림은 네이버의 손자회사 격으로 네이버-스노우-크림의 지배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오늘(2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8일 무신사는 "판매 제품은 진품이 맞다"며 권리 침해성 게시물을 삭제할 것을 요구하며 내용 증명서를 보냈습니다. 무신사는 크림을 상대로 공정거래위원회 제소를 포함해 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를 강구할 방침입니다.
반면 크림은 이날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에센셜 티셔츠 가품 유통에 대해 재차 주의하라는 취지의 글을 올려 '명품 티셔츠 진위 논란'을 둘러싼 그들의 싸움은 계속될 전망입니다.
크림은 지난달 18일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 에센셜 브랜드 상품의 가품이 다수 발견되고 있다며 정품·가품 판단 기준 사진을 올렸습니다. 에센셜의 반팔 티셔츠는 약 10만 원, 후드 셔츠는 20만 원대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이때 크림이 가품이라고 주장한 사진에 무신사가 운영하는 럭셔리 전문 편집숍 '무신사 부티크'의 브랜드 씰이 포함돼 있었습니다. 무신사 부티크는 지난해 6월 런칭해 프라다, 메종 마르지엘라, 버버리, 생로랑 등 약 60개의 브랜드가 입점하고 있습니다.
무신사는 이날 바로 보도 자료를 통해 "크림의 주장은 전혀 사실에 기반하지 않은 억측에 불과하다"고 공식적으로 반박했습니다. 지난달 에센셜 상품 판매를 중단한 이유에는 "고객들의 억측을 해소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무신사는 크림이 공지사항을 게시한 이후 에센셜 제품을 회수한 뒤 기존 보유하고 있던 재고까지 더해 에센셜 공식 판매처인 팍선(PACSUN) 및 국내외 검증 전문기관에 정품 여부를 의뢰했습니다.
![]() |
↑ 무신사가 공개한 '피어 오브 갓 에센셜' 제품을 검수하는 현장 / 무신사 홈페이지 캡처 |
이에 대해 팍선 측은 "무신사가 확보한 에센셜 정품은 100% 정품이 맞으며 상품별로 개체 차이가 존재한다"는 공식 입장을 전했습니다.
무신사는 이에 더해 한국명품감정원에 다수의 에센셜 브랜드 제품에 대한 감정을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감정원 측은 "의뢰한 제품에서 일부의 개체 차이가 발견됐으나 이를 가품 판정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삼을 수 없다"고 판정했습니다. 이어 "검수를 진행한 상품 중에 가품이라 확정적으로 감정할 수 있는 상품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
무신사는 한 달여간의 검증을 거쳐 에센셜 브랜드 상품이 모두 100% 정품이라는 사실을 확인하자 오늘 무신사 스토어를 통해 에센셜 브랜드 판매를 재개했습니다.
왜 브랜드인 에센셜이 아니라 판매 업체인 팍선에게 검수를 받았느냐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 무신사는 "에센셜에도 문의를 했으나 별도의 답변이 없었다"며 "에센셜 제품은 팍선, 센스, 미스터포터 등에서 정식적으로 유통을 맡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이러한 무신사의 대응에도 크림은 재차 공지사항을 통해 다수의 에센셜 가품이 접수되고 있다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크림은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에센셜 일부 상품 중 가품이 의심되는 경우 크림 내 거래 여부와 관계없이 무상 검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러한 에센셜 티셔츠의 '가품 논란'은 무신사에게만 해당되는 문제가 아닙니다. 크림은 글로벌 1위 리셀 플랫폼인 스탁엑스에서 판매한 에센셜 티셔츠 역시 가품으로 판정한 상태입니다. 스탁엑스 역시 가품으로 보이는 에센셜 티셔츠에 대해 환불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물론 크림 역시 가품 논란에서 자유롭지는 않습니다. 2020년 크림에서 판매한 '조던 1'이 다른
일각에서는 최근 급격하게 커진 온라인 패션 시장을 두고 회사 간 기싸움을 시작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무신사와 크림은 둘 다 명품 사업을 진행하면서 정품 보장을 강조하는 만큼, 회사의 신뢰도를 위해 물러설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된 것입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