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올해 대구보건대 방사선과를 졸업하고 방사선사 국가고시에 합격한 정연희(64)씨. [사진 제공 = 대구보건대] |
21일 대구보건대에 따르면 정씨는 올해 열린 제49회 방사선사 국가고시에 합격한 2333명 중 최고령 합격자다.
그는 어려운 가정 형편 탓에 학업을 하지 못한 것이 후회돼 2019년 대구보건대에 입학했다. 5남매 중 맏이인 정씨는 동생들 뒷바리지를 하며 고등학교 졸업 후 곧바로 사회 생활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간호조무사로 병원에서 일을 하며 방사선사에 대한 꿈을 키웠고 그러면서 다시 책을 손에 잡기 시작했다.
늦은 나이에 공부를 시작한 만큼 학교 생활도 순탄치만은 않았다. 경북 김천이 집인 탓에 정씨는 대구 북구에 있는 대구보건대를 지난 3년 간 왕복 2시간씩 매일 차로 오갔다. 오전에 병원 일을 마치고 오후에는 학교로 가기 위해 점심은 항상 김밥으로 끼니를 때웠다. 늦은 나이에 다시 책을 잡은 만큼 수업을 따라가는 것도 힘들었고 학업을 중도에 포기하려고도 마음을 먹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그에게 손을 내민 건 끝까지 포기하지 않도록 도와 준 그를 응원하던 교수와 주변 사람들이었다.
정 씨는 "정재은 주임 교수님은 연구실 한쪽에 따로 공간을 내주고 늦은 시간까지 공부할 수 있도록 배려해 줬다"며 "학과 여러 교수님들도 열심히 도와준 덕분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공부를 할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또 "지난 3년 간 오전 근무만 할 수 있게 배려해 주고 틈만 나면 공부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신 병원 원장님께도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같은 주변의 격려와 배려 덕분에 그는 국가고시 시험을 앞두고는 다니던 직장도 그만두고 두 달
정씨는 "처음 대학에 입학해 공부를 할 때는 할 수 있을까 걱정도 많았지만 정말 공부에는 나이가 없는 것 같다"며 "70살까지 현장에서 열심히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대구 = 우성덕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