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노무현, 정몽준 후보의 단일화는 가장 극적인 단일화로 꼽힙니다. 하지만 대선 투표 전날 밤, 정몽준 대표의 단일화 파기 선언으로 승부는 끝난 것처럼 보였고, 이 위기의식은 거센 맞바람을 일으켜 57만 표 차이로 노 후보는 승리를 차지합니다.
2020년 4월 총선에선 코로나19가 집권당에 악재라는 분석이 있었지만, 유권자들은 되레 재난을 극복하려면 힘을 몰아줘야 한다는 생각으로 여당에 180석의 압도적인 의석을 선물했습니다.
이렇듯 선거에서 호재가 악재로, 악재가 호재로 바뀌는 건 순식간입니다.
코로나19 하루 확진자가 10만 명이 넘는 와중에 정부는 거리두기 완화 대책을 내놨습니다. 또 2주마다 내놓던 거리두기 대책을 이번엔 대통령 선거 이후인 다음 달 13일까지 3주간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이 방역 조치는, 대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코로나19가 이미 정점을 지나 하강국면에 들어선 다른 나라와 달리, 한국은 이제 본격적인 확산단계의 시발점, 게다가 3월 초중순은 고령층 3차 접종 효과가 떨어지는 시점입니다.
국가수리 과학연구소는 3월 중 하루 36만 명 확진에 사망자만 680명에 달할 것이라 전망했고, 'PCR 검사를 억제하는 상황을 감안하면 실제 확진자 수는 2~5배일 수 있다.'라는 말도 나옵니다. 그런데 우린 방역을 완화했죠.
스톡데일 패러독스. 베트남전 포로로 8년간 잡혀있었던 스톡데일 미군 장교는 현실을 직시하며 이에 대비한 자들은 결국 석방됐지만, 잘 될거야 그저 상황을 낙관만 한 동료들은 상심을 극복하지 못하고 대부분 죽었다고 기억했습니다.
오미크론 확산이 대통령 선거에서 어느 후보에게 득이 될지 해가 될지, 순풍이 될지 역풍이 될지 지금은 아무도 모릅니다.
확실한 건, 방역은 정치가 아니고 과학이라는 겁니다. 그리고 선거는 내 이익이 아니라, 진심으로 국민 편에 서서 모든 걸 결정하는 쪽에게 승리가 돌아갈 것이라는 겁니다.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방역은 정치가 아니다'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