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적인 개물림 사고 일으킨 견주 실형

목줄 없이 반려견을 데리고 외출하거나 집 밖으로 뛰쳐나가는 개를 막지 않아 수차례 개물림 사고를 일으킨 80대 여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의정부지법 형사5단독 박수완 판사는 최근 동물보호법 위반 및 과실치상 등 혐의로 기소된 80대 여성 A씨에게 징역 6개월에 벌금 4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1월 개 2마리를 목줄 없이 데리고 목욕탕에 갔고, 밖에 방치된 개 1마리가 업주의 발목을 물었다. 약 한 달 뒤에는 진돗개가 집 밖으로 나가는 것을 보고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아 행인이 다리를 물렸다. 같은 해 4월에도 개 한 마리가 집에서 뛰쳐나가 행인을 물었다.
7월에는 개 2마리와 외출하면서 직접 목줄을 잡지 않고 개들끼리만 줄로 연결해 이 줄에 행인이 걸려 넘어져 전치 3주의 부상을 입었다. 비슷한 시기 한 행인이 자신의 허락 없이 개에게 먹이를 줬다는 이유로 음식을 뿌리며 행패를 부리기도 했다.
재판부는 "범행 경위와 방법·기간·피해 정도 등에 비춰 보면 죄책이 가볍지 않다"며 "동종 범죄로 여러 번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점, 피고인이 피해자들의 용서도 못 받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한편 지난 11일부터 반려견과 외출 시 목줄이나 가슴줄 길이를 2ｍ 이내로 유지하고, 공용주택 등의 내부 공간에서는 반려견을 직접 안거나 목줄의 목덜미 부분을 잡도록 하는 내용의 동물보호법 시행규칙이 시행됐다.
기존에는 반려견 목줄과 가슴줄 길이에 관한 별도 제한이 없어 개물림 사고가 발생하거나 이웃 주민 간 갈등을 유발할 여지가 있었다. 또 좁은 실내 공간에서는 목줄을 하더라도 반려견을 통제하기 쉽지 않아 사고가 잦았다. 소방청에 따르면 최근 5년 간(2016~2020년) 국내에서 발생한 개물림 사고는 1만1154건에 달한다.
[이상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