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 이젠 보내줄게"…'왕따주행 논란' 김보름, 승소 후 심경 고백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김보름(29·강원도청) 선수가 이른바 '왕따주행' 논란을 빚은 노선영(33) 전 국가대표 선수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일부 승소 판결을 받은 뒤 심경을 밝혔다.
김보름은 17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길고 길었던 재판이 끝났다"며 말문을 열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6부(재판장 황순현)는 지난 16일 김씨가 노씨의 허위 주장으로 피해를 입었다며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노선영이 김보름에게 300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김보름은 지난 2018년 평창올림픽 여자 팀 추월에서 노선영을 일부러 따돌리며 팀워크를 깼다며 비난을 받았다. 경기 뒤 인터뷰에서 태도 논란까지 휩싸였다.
하지만 김보름은 이듬해 오히려 자신이 노선영으로부터 폭언 등 괴롭힘을 당해왔다고 밝혔다. 이후 지난 2020년 11월 노선영을 상대로 약 2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김보름은 "그(평창 올림픽) 이후 4년 정말 많이 힘들었고 포기하고 싶었다"며 "제일 힘들었던 건 피해자와 가해자가 뒤바뀐 채 거짓이 진실이 되고, 진실이 거짓이 되는 상황이었다"고 적었다.
위자료 전액은 기부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내가 겪었던 일들을 계기로 앞으로는 이런 피해를 보는 후배선수들이 절대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어 "공황장애와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로 인해 경기 트라우마까지 생겨 아직도 시합전에 약을 먹지 않으면 경기를 할 수가 없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이제야 그 평창올림픽을 미련없이 보내줄 수 있을 것 같다"며 "벌써 4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베이징올림픽에 출전하게 됐고 경기는 이틀 뒤로 다가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올림픽에서는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물론 평창에서 보여드리지 못했던 나의 밝은 모습들을 보여드리고 싶다"며 "4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내 마음속에 머물러 있던 평창, 이제 진짜 보내줄게. 안녕. 평창 잘가"라고 덧붙였다.
평창 동계올림픽 매스스타트 은메달리스트인 김보름은 오는 19일 베이징 동계올림픽 여자 매스스타트에 출전한다.
[최아영 매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