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 계량기 잘못 읽은 검침원 때문에 수도요금 5억 원 날려

재판부, 소송 기각 "오랜 기간 검침 오류 발견 못한 전주시 관리 소홀 탓"

↑ 수도 계량기 / 사진=연합뉴스

전북 전주시가 한 대형 음식점의 수도 계량기를 잘못 읽은 검침원 탓에 5억여 원을 받지 못했습니다.

오늘(16일) 전주시에 따르면 지난 2020년, 시내 한 대형 음식점의 수도 계량기를 교체하면서 실제 사용량의 10%에도 미치지 못한 요금이 부과돼온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 음식점은 2012년 1월부터 2020년 7월까지 8년여 동안 8억 4천만 원의 수도 요금을 내야 했지만 실제로는 5천798만 원만 부과됐습니다.

8년 동안 이러한 일이 발생한 것은 이 음식점의 수도계량기 사용량을 파악하는 검침원의 실수 때문이었습니다. 해당 검침원은 6자리로 표기되는 수도계량기의 마지막 자리를 소수점이라고 착각하고 5자리만 기재해 왔던 것입니다.

전주시는 그동안 받지 못한 수도 요금 회수에 나섰지만, 공공요금 징수 시효 기간이 최근 3년이어서 2억 6천만 원을 받는 데 그쳤습니다.

5억 2천만 원을 날리게 된 전주시는 해당 검침원을 상대로 이를 배상하라는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재판부는 "오랜 기간 검침 오류를 발견하지 못한 전주시의 관리 소홀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으며, 검침원에게 거액을 물어내라는 것은 가혹하다"고 했습니다.

이에 전주시는 검침원의 고의성 여부를 두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으나 이 역시 무혐의 처분을 받았고, 해당 검침원은 이 과정에서 사직했습니다.

전주시 관계자는 "계량기 숫자가 4∼7개로 제각각이어서 검침원이 착각했던 것이 아닌가 한다"며 "검침 오류를 근본적으로 막기 위해 디지털 계량기를 확대해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