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세 노모 마구 때려 살해한 아들…징역 14년 확정

↑ [사진 = 연합뉴스]

술을 마시는 것을 만류한 91세 노모의 얼굴을 주먹으로 수십회 때려 살해한 아들에게 징역 14년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존속살해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원심의 징역 14년 선고를 확정했다고 11일 밝혔다.
A씨는 2020년 12월 모친 B씨의 집에서 양 주먹으로 B씨의 얼굴 등을 수십 회 때려 두부, 경부 손상 등으로 사망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담금주를 마시다가 B씨에게 '조금만 처먹으라니까 자꾸만 처먹는다'는 꾸지람을 듣자 분개해 거실 소파에 앉아있던 B씨에 달려들어 살해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쓰러진 B씨를 거실 탁자 옆으로 옮긴 채 화장실에 들어가 2시간 가량 잠을 잤던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살해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1심은 "90세가 넘는 고령의 사람의 얼굴과 머리에 강한 충격을 가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은 경험칙상 알 수 있는데도 강한 물리력을 무차별적이고 반복적으로 가했다"며 징역 14년을 선고했다. A씨는 술에 취해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2심 역시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며 같은 형을 유지했다. 2심 재판부는 "피해자가 다른 사람도 아닌 자신의 아들로부터 폭행을 당하는 과정에서 겪었을 고통은 헤아리기조차 어렵다"면서도 "다만 피고인은 평소 피해자의 집을 매일 방문해 보살피면서 자식으로서 도리를 다해왔고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김형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