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이 민간에 위탁 중인 고객센터(콜센터) 상담원들이 공단의 민간업체 신규 입찰에 반발하면서 총파업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다. 지난해 2월 상담원들이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첫 총파업을 한 이후 1년째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10일 매일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콜센터 상담원들이 소속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내에서는 공단의 고객센터 새 업체 입찰 결정에 반대하는 총파업의 가능성이 감지되고 있다. 건보고객센터지부 소속 상담원 일부는 조만간 총파업이 진행된다고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담원들은 최근 원주 공단 본사 앞에서 연일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하지만 당장 총파업 계획은 없다는 게 건보고객센터지부의 공식 입장이다. 이연화 건보고객센터지부 사무국장은 이날 매일경제와의 통화에서 "총파업을 하긴 할 것인데 언제 할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이번에 총파업이 이뤄진다면 네 번째 총파업이다. 이번 총파업 움직임은 공단이 콜센터 운영을 맡길 새로운 민간업체 입찰을 받기로 하면서 시작됐다. 공단은 현재 상담원들이 속해 있는 업체의 계약이 다음달 만료된다는 점을 고려해 신규 입찰을 결정했다.
상담원들은 총파업에 앞서 공단의 결정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건보고객센터지부는 지난 3일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공단 서울강원지역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 지침에는 분명히 기존 계약을 연장할 수 있다고 돼 있다"며 "(신규 입찰은) 하청노동자들의 고용 안정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 공공기관의 의무를 다하지 않는 것"이라고 밝혔다.
직접고용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 대한 규탄도 이어졌다. 공단은 지난해 10월 상담원들을 소속시킬 별도 기관을 신설하기로 합의했는데, 아직 제대로 된 논의가 시작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건보고객센터지부는 "아직까지도 소속기관 전환의 구체적인 내용을 논의하는 노·사·전문가 협의체 구성조사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사전 협의체가 꾸려지지도 않았는데 신규 입찰을 받는 건 문제라는 게 상담원들의 주장이다.
공단은 상담원들을 위한 소속기관 신설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신규 입찰 추진은 정당하다는 입장이다. 공단 관계자는 "공정한 방식으로 위탁 운영 업체 선정을 추진 중"이라며 "기존 상담인력의 고용 안정과 계약 해지에 따른 마찰로 소속기관 설립이 지연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단 내 '고객센터 설립 추진 태스크포스(TF)'도 활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담원들은 지난해 2월 1일 직접고용을 주장하며 총파업을 진행했다. 2차 총파업은 같은 취지로 6월 10일 이뤄졌다. 이때는 공단 소속 일반 직원들도 직접고용 반대를 위한 릴레이 1인 시위에 나섰다.
노-노(勞-勞) 갈등이 커지자 김용익 전 공단 이사장은 "문제는 대화로 풀자"며 단식 투쟁을 벌였다. 이후 2차 총파업은 종료됐다.
하지만 다음달인 7월 3차 총파업이 시작됐다. 이에 3개월 뒤 공단은 콜센터 운영 방식을 자회사 위탁이 아닌 소속기관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이희조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