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이달 중에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0만명에 육박할 수도 있다고 한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높은 전파력의 오미크론 영향으로 2월 말경 국내 확진자가 13만~17만명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오미크론 유행 속도와 전파 가능성, 감염 확률, 예방접종 효과 등을 종합한 모델링 결과 확진자 급증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이로 인한 재택치료 인원도 1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정부는 고위험군 위주로 방역 관리하고 경증·무증상자는 알아서 치료하는 방식으로 방역 체계를 전환했다.
유럽과 미국 등 다른 나라의 오미크론 확산세와 비교하면 한국은 아직까지 양호한 편이다. 세계 각국은 오미크론으로 연일 사상 최대 확진자를 기록하고 있다. 그런데도 방역 조치를 완화하고 있는 추세다. 신규 확진자가 폭증하고 있지만 사망자와 위중증 환자는 늘지 않아 의료 대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정부도 오미크론 대유행이 정점을 찍고 의료체계가 안정적으로 운영되면 계절독감처럼 대응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확진자가 늘어도 사망자와 위중증 환자를 관리할 수 있으면 다시 일상회복이 가능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다. 2년 넘게 이어진 코로나19 사태로 지친 국민들도 일상회복을 간절하게 바라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섣부른 방역 완화를 경계하고 있다. 확진자가 급증하면 위중증 환자가 늘고 그 뒤에 사망자가 늘어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미국은 확진자가 늘면서 대중교통 등 공공 서비스가 일시적으로 마비되는 사태를 맞기도 했는데 우리도 이렇게 될 수 있다. 오미크론 변이가 델타 등 이전의 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 치명률이 낮다고 하지만 독감에 비해서는 2~3배 높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과 정은경 질병관리청장도 '위드 오미크론'는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해외와 달리 국내는 오미크론 확진자가 이제 막 급증하는 시기라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오미크론 변이를 잇는 또 다른 바이러스가 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부 국가에서는 오미크론보다 전염력이 빠른 스텔스 오미크론이 우세종화되고 있다. 성급하게 일상회복을 시작했다가 일상회복이 오히려 지연되는 역효과를 볼 수 있다. 이스라엘은 국민 대다수가 추가접종을 완료했지만 확진자와 입원환자, 사망자가 급증하고 있다. 코로나19 방역 모범국으로 평가받았지만 오미크론 확산으로 타격을 입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이스라엘을 반면교사로 삼을 필요가 있다.
가장 좋은 대응은 하루 확진자의 정점을 낮추고 오미크론 대유행이 빨리 지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확진자가 매일 수만명씩
[장박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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