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후보 겨냥해 공정하지 못했단 '민주당 지적'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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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홈페이지 캡처 |
한 SBS PD가 더불어민주당의 항의로 인해 방송에서 하차하게 됐다고 밝힌 가운데 청취자 게시판에는 하차를 반대한다는 항의성 게시글이 줄지어 올라오고 있습니다.
SBS 라디오 '이재익의 시사특공대'를 진행한 이재익 PD는 6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이 같은 소식을 전하며 민주당의 항의 때문에 하차하게 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PD는 "한정된 방송 시간에 드리지 못했던 간단한 설명이라도 드려야겠다 싶어 글을 쓴다"며 첫 곡으로 가수 DJ DOC의 노래 '나 이런 사람이야'를 선곡했던 지난 4일을 떠올렸습니다. 이 PD는 "노래를 듣고 가사 중 일부를 소개했다"며 "'나에게는 관대하고 남에게는 막 대하고 이 카드로 저 카드 막고', 이 부분"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PD는 "지난 5일 토요일 저녁에 회사에서 전화가 왔다. 정치권에서 항의가 들어왔다고 하길래, 아차 싶었다"며 "며칠 동안 국민의힘 관련해서 강경한 표현으로 비판했던 일들이 떠올랐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곽상도 의원을 영창에 보내야 한다는 청취자 문자도 읽고, 윤석열 후보에 대해서는 '검찰총장까지 지낸 사람이 장모 수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혐의가 없다고 먼저 말하는 건 국민을 졸로 보고 있는 태도'라고 직접 비난도 했다"고 회상했습니다.
하지만 이 PD에 따르면 항의를 한 쪽은 국민의힘이 아닌 민주당이었습니다. 민주당은 이재명 후보를 겨냥해 공정하지 못한 방송을 했다고 항의를 해왔다고 이 PD가 밝혔습니다.
이 PD는 DJ DOC 노래 선곡을 언급하며 "제가 의도했던 방향은 '내로남불' 비판이었다. '나에게는 관대하고 남에게는 막 대하는' 그런 정치인을 대통령으로 뽑아서는 안 되겠다, 누구라고 이름을 말하면 안 되지만 청취자 여러분 각자 머릿속에 떠오르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며 "특정 후보 이름을 언급하거나 힌트를 준 것도 아니고, 내로남불은 평소 방송에서 자주 분개했던 악습이고 후보 4명 모두 소리 높여 비판하는 문제이기도 했다"고 억울함을 토로했습니다.
생방송 중에 들어온 메시지에도 항의성 댓글은 없었다고도 했습니다.
이 PD는 "(민주당에서) 제 의도와 달리 가사의 메시지가 아닌 '카드'라는 단어에 주목한 분들도 있었다"며 "말과 선곡에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점을 미리 살피고 조심하지 못했다. 죄송하다"고 고개 숙였습니다. 이어 "항의와 함께 전해주신 요구도 들어드린다"며 "진행자 자리에서도 물러나는 걸로 회사의 조치를 받았다. 당장 내일부터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도 "저는 물러나지만 2022년 민주주의 국가의 방송에서 그 정도 여유와 자유는 보장되기를 바란다"며 "어떤 분이 당선되더라도 언론의 자유가 보장되는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들어달라는, 오늘까지 시사프로그램을 진행했던 언론인으로서 원론적인 부탁을 드린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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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취자 게시판에는 하차를 반대한다는 항의성 글이 올라오고 있다 / 사진 = 홈페이지 캡처 |
'이재익의 시사특공대' 청취자 게시판에는 "정치적인 이유로 진행자 하차를 반대한다", "잭디 복귀하기 전까지 안 듣겠다" 등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SBS 측은 이와 관련해 "하차 경위를 파악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