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미 숨지자 '비난 유튜버' 사과 영상 올려…심상정 "'페미 낙인' 온라인 폭력 안 돼"

유튜버 뻑가 "제 책임도 있지만 최초 모함 당사자 아냐"
심상정 "여성·민주주의의 위기…명복 빈다"
'모녀 살인범 처벌하라' 청원글…6만 명 동의

↑ BJ잼미,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 / 사진=잼미 유튜브 캡처, 국회사진기자단

유튜브와 트위치 등에서 활동한 인터넷방송 스트리머 잼미(27·본명 조장미)가 극단적 선택을 한 사실이 알려진 가운데, 책임론이 불거진 한 유튜버가 사과 영상을 게시하고 "최초 모함 당사자가 아니다"라고 해명했습니다.

BJ잼미의 죽음과 관련해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는 "동료 시민을 '페미'로 낙인찍고 공격해 죽음에 이르게 하는 온라인 폭력을 더 이상 방치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라고 고인의 명복을 빌었습니다.

유튜버 "늦었지만 사과 말씀 올린다"

↑ 사진=뻑가 유튜브 채널 캡처

어제(5일) 새벽 잼미의 트위치 커뮤니티 게시판에 자신을 잼미 삼촌이라고 소개한 작성자가 "장미는 스스로 세상을 떠났다"라고 밝히면서 유튜버 뻑가는 같은 날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잼미님 관련 영상입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습니다.

뻑가는 "잼미라는 스트리머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고 너무 충격이었다. 이 영상을 찍으면서도 굉장히 떨린다"며 "제 책임도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미 늦었지만 이렇게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라고 고개 숙였습니다.

그는 "이미 잼미님께 진심으로 사과의 메일을 보낸 적이 있다"면서 메일을 공개했습니다. 뻑가가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메일에는 "욕보일 생각은 없었다",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 "여태껏 미뤄왔는데 지금에서야 겨우 연락드린다" 등의 문구가 담겨 있었습니다.

↑ 사진=뻑가 유튜브 채널 캡처

이어 '뻑가가 잼미를 페미로 몰아가 잼미 어머님이 딸이 받았던 비난을 참지 못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주장과 관련해서는 "잼미를 모함한 최초의 당사자가 아니다"라며 "잼미 관련 이슈를 뒤늦게 정리한 것 뿐"이라는 취지로 해명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책임이 없는 것이 절대 아니다"라며 "조회수와 채널 성장에 눈이 멀어 인터넷을 며칠 간 시끄럽게 했던 그 논란의 태풍 속에 휩쓸려서 저 또한 이슈 유튜버로서 영상을 만들게 됐고 잘못이 있다고 본다. 과도한 비꼬기와 억측으로 인해 피해 받은 잼미님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고 밝혔습니다.

잼미 삼촌 "잼미, 스스로 세상 떠나…악플로 우울증"

↑ 잼미 트위치 커뮤니티 게시판에 삼촌이 남긴 글 / 사진=트위치 커뮤니티 캡처

앞서 잼미의 삼촌으로 추정되는 인물은 "장미가 스스로 세상을 떠났다. 그동안 수많은 악플들과 루머 때문에 우울증을 심각하게 앓았었고, 그것이 원인이 됐다"라고 알렸습니다.

잼미는 2019년 유튜버들이 잼미의 '남혐' 의혹을 제기하는 영상을 올리면서 일부 남초 커뮤니티들에 의해 악성 댓글에 시달렸습니다.

잼미가 두 차례 사과했음에도 유튜버들은 계속해서 잼미를 공개 저격했고, 잼미는 악플을 멈춰달라고 호소하면서 방송 중단을 선언했습니다.

더욱이 그는 자신의 악플로 인해 어머니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밝히며 죄책감을 느끼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심상정 "페미 낙인 온라인 폭력 방치 안 돼"

↑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 / 사진=연합뉴스

이와 관련해 심 후보는 오늘(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후원회 2차 발족식 '우리시대 2030 여성들이 심상정을 후원합니다' 행사에서 "어제 또 한 명의 여성 청년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가해진 악플과 폭력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보도를 보았다. 이 자리를 빌어 고 조장미 님의 명복을 빈다"라고 밝혔습니다.

심 후보는 "이는 여성의 위기이자 민주주의의 위기"라며 "우리 중 오늘 누군가에게 그런 일이 일어난다는 것은, 우리 모두에게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이어 "이번 대선에는 여성과 약자들에 대한 차별과 혐오를 자신의 정치적 동력으로 삼는 섬뜩한 선동 정치가 등장하고 있다"며 "한편에서는 말로는 여성을 위한다고 하면서 요리조리 가는 곳마다 말을 바꾸는 기회주의 양다리 정치(가 나오고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동료 시민을 '페미'로 무조건 낙인 찍고 공격해 죽음에 이르게 하는 온라인 폭력을 더 이상 방치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며 "(우리 사회는) 온갖 폭력에 대한 불안이 만연해 있다. (이에) 불안하지 않은 사회, 안전한 사회, 저는 이것이 다음 대통령이 해야 할 제1의 과제"라고 강조했습니다.

"처벌 요청" 청와대 국민청원…6만 명 이상 동의

↑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한편, 어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잼미와 그의 모친을 죽음으로 몰고간 유튜버와 온라인 커뮤니티의 처벌을 요청하는 청원 글이 올라왔습니다.

'(모녀 살인범 유튜버 사망사건) 가해자 유튜버랑 에펨코리아, 디시인사이드 강력 처벌을 요청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 글은 이날 오후 4시 40분 기준 62,169명의 동의를 얻었습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jejuflower@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