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안정시 일상회복도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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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속항원검사 등 코로나19 진료가 시작된 동네 병·의원 모습 사진 = 연합뉴스 |
정부가 코로나를 독감처럼 관리할 수 있다는 입장을 처음으로 내놨습니다. 독감보다는 강하겠지만, 풍토병이 되거나 토착화될 가능성을 내비친 겁니다.
방역당국은 오늘 정례 브리핑을 통해 "의료체계 여력, 최종 중증화율·치명률 등을 평가하면서 계절 독감과 유사한 일상적 방역·의료체계로의 전환 가능성을 본격 검토한다"고 언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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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7월,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사진 = 연합뉴스 |
의료체계의 여력 등 전제조건을 내세우긴 했지만 7개월 전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의 발언과는 사뭇 뉘앙스가 다릅니다.
지난해 7월 8일, 정 청장은 "코로나19도 계절 독감처럼 관리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직 치명률이 높고 불확실성이 커 적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그러면서 "인플루엔자의 경우 치명률이 0.1% 전후라면 코로나19의 치명률은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하며, 정 청장은 "전체가 처음으로 겪는 신규 감염병이기 때문에 면역을 가지고 있는 인구수가 많지 않고, 아직까지는 계절 독감처럼 코로나19를 관리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인 바 있습니다.
그러면 오늘 신규 확진자(2만 7천443명)가 역대 최다를 기록한 상황에서 방역 당국은 왜 '독감'이라는 말을 꺼낸 걸까요?
정 청장 발언 당시인 지난해 7월 코로나19의 치명률은 1.24%였습니다. 반면 현재 치명률은 0.73%입니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중증화율과 치명률은 절반 정도 떨어진 겁니다. 코로나에 걸리는 사람은 늘었지만 대부분 무증상이거나 경증을 앓다가 회복된다는 의미입니다.
또 오미크론 변이의 중증화율과 치명률이 델타 변이의 3분의 1에서 5분의 1 정도로 평가된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기일 중앙방역대책본부 제1통제관은 "확진자가 증가하더라도 위중증·치명률이 계속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의료체계 여력이 충분하다면 방역규제를 단계적으로 해제하면서 일상회복을 다시 시도하기로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변수는 있습니다. 확진자 수가 증가하면 고령층·중증환자수도 함께 증가하기 때문에 치명률이 따라서 올라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를 의료체계가 뒷받침할 수 있는 여력도 갖춰야 합니다.
정부가 밝힌대로 '코로나를 독감처럼 관리할 수 있는지'는 앞으로 2주 동안 오미크론 유행 상황이 중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직 유행의 정점이 오지 않았고 지난 설 연휴 인구 이동을 통해 대규모 확산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정태진 기자 jtj@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