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만원어치 머리를 한 뒤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도망간 '미용실 먹튀' 손님의 사연이 알려져 빈축을 사고 있다.
지난 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경찰도 소용없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미용실을 운영한다는 글쓴이 A씨는 "요즘 소액 사건은 돌려받기가 힘들다"고 운을 뗐다. 그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9월 한 여성 손님이 헤어피스, 염색, 파마까지 해서 총 41만원이 나왔다.
결제 당시 손님의 카드가 한도 초과라고 나오자, 이 손님은 "언니 카드랑 바뀐 것 같다. 체크카드가 없어서 은행에서 돈을 뽑아 오겠다. 계좌이체도 안 된다"라며 다소 이해가 가질 않는 말을 했다고 한다.
이어 "직원들이 불안했지만 전화번호도 알고 이름도 알고 가게에 CCTV도 많고 지갑도 맡기고 갔다 온다고 해서 보냈다"며 "그랬더니 역시나 오지 않았고 지갑은 텅텅 비어있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A씨는 "경찰에 신고하니 담당 형사가 (먹튀한 손님과) 통화하고는 '일주일 내로 갚는다고 하니 일단 고소를 접수하지 말고 기다리라'고 했다"며 "그랬는데 어느덧 4개월이 지났고, 도망간 손님은 '다음달 주겠다'고 계속 미루더니 정작 입금을 안 하더라"고 적었다.
이후 이 손님은 A씨에게 "11월까지는 꼭 갚겠다. 한번만 용서해달라" "이번 달 직장이 쉬는 바람에 10월부터 일을 한다. 한번에 입금하겠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 하지만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참다못한 A씨가 고소를 예고하자 B씨는 지난해 11월 "이제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서 오늘부터 출근했다"는 황당한 답장을 했다.
이에 A씨는 "두 달이나 기다렸다. 41만원도 못 구해서 두 달 버틴 거 보면 갚을 의지가 없는 것 같다. 법대로 하겠다"고 경고했고, B씨는 "12월 2일이 월급날이다. 그때도 안 갚으면 마음대로 하셔도 좋다. 한번만 믿고 기다려 달라"고 애원했다.
A씨는 "사기꾼의 전형적인 수법으로 기대하게 만들어 놓고 정작 입금은 되지 않았다. 저희한텐 큰돈이라 어떻게든 좋게 받아보려고 기다렸는데 결국 못 받아서 경찰을 찾아갔다"며 "전에 (사건) 접수하셨던 형사님이 다시 접수하셨다. 이날은 고소장만 내고 피의자(손님)한테 통화도 안 해보더라"라며 "피의자한테 보낼 문자를 제게 보내기도 했다. 며칠 뒤에 어떻게 돼가고 있냐고 묻자, 짜증 섞인 말투로 '사건이 한두 개도 아닌데 이렇게 보채면 어떡하냐'는 식으로 말하셨다"고 황당해했다.
그러면서 "당연히 진행사항이 궁금해서 물어본 건데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냐. 민사소송 진행하려고 해도 배보다 배꼽이 더 클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끝으로 A씨는 지난달 13일과 16일에 손님과 나눈 메시지도 공개하면서 "이 손님 아시는 분은 제보 부탁한다. 아는 게 이름과 전화번호밖에 없어서 내용증명도 못 보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메시지에서 A씨가 "마지막 연락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글 올릴 거고, 나중에 글 내려달라거나 고소 취하해달라고 해도 답 없을 거다"라고 했다.
그러자 손님은 "그 안에 갚기만 하면 되는 거니까"라며 당당한 태도를 보였다. 사흘 후 손님은 "생리가 터져서 일을 못 했다. 이번 주말에 입금하겠다. 이번에는 약속 지키겠다. 사정 좀 봐달라"고 저
A씨의 사연을 본 네티즌들은 "행동과 말투를 보니 상습범일 가능성도 있다" "돈을 갚을 의지가 전혀 없는 것 같다" 등의 댓글을 달며 분노했다. 일부는 "민사소송을 추천한다"며 관련 정보 글을 공유하기도 했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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