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설날, 부산의 한 생활치료센터에서 코로나19에 확진돼 격리 치료를 받던 5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유족들은 "기저질환이 있는데다 상태가 나빠져 며칠 전부터 병원으로 옮겨달라고 요구했는데 센터 측이 묵살했다"며 울분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박상호 기자입니다.
【 기자 】
부산의 한 코로나19 생활치료센터입니다.
설날인 지난 1일 오후, 이곳에서 격리 치료를 받던 5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 인터뷰(☎) : 당시 출동 소방대원
- "관절이란 관절은 다 굳어 있었고요. 밑에 시반이라 해서 색깔도 변해 있었고, 그래서 저희도 따로 심폐소생술을 시행하진 않았습니다."
이 남성은 숨지기 이틀 전, 가족들과 마지막 통화를 했습니다.
▶ 가족과 마지막 통화 (지난달 30일 오후)
- "죽겠다. (몸 안 좋아요? 아빠) 응. (왜요? 왜요? 배 아파요?) 컨디션이 안 좋다."
지난달 24일 확진 판정을 받고, 다음 날 생활치료센터로 들어간 남성은 사흘 뒤부터 증상이 악화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가족들은 "당뇨와 고혈압 등 기저질환이 있어 병원으로 옮겨달라고 요구했지만,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주장합니다.
▶ 생활치료센터 관계자-가족 통화 (지난달 28일)
- ("만약에 잘못돼서 죽으면 선생님이 책임지실 거예요?") "저희가 책임지죠."
- ("어떻게 책임질 거예요?") "저희가 민사 쪽으로 뭐, 형법으로 책임지겠죠."
유족은 "감옥이나 다름없는 곳에서 홀로 죽음을 맞이했다"며 분통을 터뜨립니다.
▶ 인터뷰 : 숨진 남성 아내
- "치료 한번 제대로 못 받고 죽었어요. 혼자 그냥 감옥에서 버티다가…. 범죄자도 그렇게 안 죽잖아요. 너무 억울하고…."
당시 전화 통화를 한 센터 관계자는 "가족들이 병원으로 옮겨달라는 말은 없었고, 상태를 봐 달라고 해 환자를 찾아갔지만, 당시엔 별다른 증상이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부산시도 "숨진 당일 아침까지 모니터링 일지에 특이사항이 없다고 돼 있었다"며, "전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보고받은 적이 없다"고 했습니다.
경찰은 유족들의 요구에 따라 시신을 부검해 사망 경위를 조사할 예정입니다.
MBN뉴스 박상호입니다. [hachi@mbn.co.kr]
영상취재 : 안동균 기자
영상편집 : 오광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