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법원 전경.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주거침입과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는 A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인천지법에 환송했다고 1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18년 12월 초 내연 관계인 유부녀와 성관계를 갖기 위해 그의 집에 들어갔다. 당시 여성의 남편 B씨는 부재중이었다. A씨는 여성의 허락을 받고 집에 들어갔지만 B씨는 나중에 이 사실을 알게 된 후 주거침입으로 A씨를 고소했다.
또 2019년 6월 21일 유부녀와의 불륜 관계를 들킨 A씨는 총 42회에 걸쳐 '접싯물에 코 박아라' 등 불안감을 유발하는 메시지를 B씨에게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통신망법에 따르면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하는 부호·문언·음향·화상 또는 영상을 반복적으로 상대방에게 전달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앞서 1심에서 A씨는 징역 2년을 선고 받았다. 재판부는 "범행의 죄질이 불량하고 남편에게 상당한 정도의 정신적 고통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하고 주거침입과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하지만 2심은 A씨의 주거침입 혐의만을 유죄로 인정해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했다고 보기 어려운 '단순 조롱성'이라고 판단했다.
나아가 대법원은 1심과 2심에서 유죄가 인정된 A씨의 주거침입 혐의도 무죄라고 봤다. 재판부는 "거주자의 승낙을 받아 통상적인 출입 방법에 따라 공동주거에 들어간 것이라면 그것이 부재 중인 다른 거주자의 추정적 의사에 반하는 경우에도 주거침입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는 지난해 9월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외부인이 공동거주자 일부 승낙을 받아 통상적인 방법으로 공동 주거에 들어갔다면 그것이 부재 중인 다른 거주자
대법원은 "전원합의체 판결로 변경되기 전의 법리에 따라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주거침입 부분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주거침입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이하린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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