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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 = 연합뉴스] |
서울 강서구에 거주 중인 주부 최모 씨(36)는 최근 6살짜리 아이와 함께 소아정신과에 다녀왔다. 평소 활달했던 아이가 집에서 멍하니 앉아 있거나 짜증을 내고 주의력이 떨어지는 모습이 자주 보였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일시적인 현상이라 생각해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이상행동이 반복되자 이 씨는 소아정신과에 가보라는 주변인들의 조언을 듣고 병원으로 향했다. 병원에서는 이 씨의 자녀가 '소아 우울증 초기'라고 진단 내렸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성인들에게만 적용되던 코로나 블루가 소아기 아동들에게까지 확산하고 있다. 아이들도 똑같이 외부 활동과 대면 활동에 제약을 받다 보니 우울감과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이들이 늘어난 것이다.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을 가긴 하지만 이전보다 운영 시간이 제한적이라 대면 활동에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 또 아동들은 백신 접종을 하지 않아 밀접 접촉자로 분류되면 자가격리를 필수로 해야 하고 코안을 깊숙이 찌르는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해서 더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이다. 이모 씨(38)는 "또래 친구들을 만나 소통하고 놀아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서 우울해하는 것 같다"며 "코로나19 기간이 길어지면서 아이들이 견디기 어려워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온라인 맘카페에는 이 씨와 같은 걱정을 하는 학부모들이 많다. "아이가 우울감을 호소해서 고민이다", "아이의 이상행동이 늘었다.", "병원에 가볼까 고민 중이다"라는 고민 글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실제로 우울증 및 스트레스 진료 받는 아동들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신현영 의원실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제출받아 재구성한 자료를 보면 2021년 상반기에 스트레스 진료를 받은 9세 이하 수는 1395명으로 코로나19 발병 이전인 2019년 1140명이었던 것에 비해 22.4% 증가했고, 전년 동기 883명이었던 것에 비해서는 58% 증가했다. 우울증 진료를 받은 9세 이하 환자도 2021년 상반기에는 347명으로 2019년 상반기 276명보다 25.7%, 전년 동기 262명보다 32.4% 늘어났다. 코로나19 2년 차에 접어들며 대면 활동 제한이 장기화하자 아동들도 우울감을 느끼게 된 것이다.
하지만 아직 아동들의 정신건강 관련 통계나 연구가 부족한 상황이다. 성인보다 상대적으로 수도 적고 우울감이나 정신적 스트레스를 덜 느낀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 산하 정신건강복지센터가 2022년부터 관련 연구 및 통계 조사를 시행할 예정이지만 아직 조사 계획을 세우는 단계다.
배승민 가천대
[박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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