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시간대 따라 수입 '오락가락'
영하 3도 추위 속 동분서주…평균 시급 7,890원
[인]턴[기]자가 [척]하니 알려드립니다! '인기척'은 평소에 궁금했던 점을 인턴기자가 직접 체험해보고 척! 하니 알려드리는 MBN 인턴기자들의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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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마지막 배달을 완료하며 기념한 사진, 양일간 배달 체험하며 거둔 수익. / 사진 = 허유하 인턴기자 |
"마음만 먹으면 하루 배달 수익 40만 원, 월 1,300만 원 벌 수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의 영향으로 외식 대신 배달을 이용하는 사람이 늘면서 배달 시장은 그야말로 성황이었습니다.
지난해 1~10월 국내 온라인 음식서비스 거래액은 21조 1,711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코로나19 발생 전이던 2019년 9조 7,354억 원보다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입니다.
이처럼 배달 수요가 폭증하면서 배달원이 부족해지자, '일반인 배달'이 대안으로 떠올랐습니다. 대학생, 직장인, 주부 등 일반인이 자투리 시간에 배달원으로 변신하는 사례가 늘었습니다.
실제 쿠팡이츠 배달 파트너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약 50만 명으로, 우리나라 인구 100명 중 1명은 적어도 한 달에 한 번 배달원으로 일하는 셈입니다.
그중에서도 진입 장벽이 낮고 안전해 초보 배달원들이 주로 하는 것이 '도보 배달'입니다. 1월 27일과 28일 양일간 쿠팡이츠 배달 파트너가 되어 도보 배달의 장단점을 직접 체험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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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팡이츠 배달 / 사진 = 매일경제 |
2019년 5월, 배달 시장 내 후발주자로 나선 쿠팡이츠는 '치타 배달'이라는 비장의 카드를 선보였습니다. 치타 배달은 묶음 배달이 아닌 한 번에 한 곳만 가는 단건 배달로, 쿠팡이츠는 크라우드 소싱(기업 활동 일부 과정에 대중을 참여시키는 것)을 통해 배달 기사를 충당합니다.
최대한 많은 사람들의 참여를 유도해야 하는 만큼, 쿠팡이츠는 배달 한 건당 지급되는 기본 수수료에 거리·날씨·배달 처리 할증 등 각종 프로모션을 제공해 배달 파트너를 유치합니다.
온라인으로 안전 교육을 이수하면 2만원, 생애 첫 배달 3건을 완료하면 또 2만원을 준다는 달콤한 유혹에, 빠르게 앱을 다운받았습니다.
배달 기사가 되는 방법은 간단했습니다. 휴대폰에서 '쿠팡이츠 배달파트너'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받은 뒤, 생년월일과 은행 계좌번호 등 기본적인 인적사항을 기입하면 가입이 완료됩니다.
운송 수단을 통해 배달하는 기사의 경우 헬멧과 보온 가방 착용이 필수지만, 도보 라이더에겐 건강한 신체만이 유일한 준비물이었습니다.
지난 27일 오후 5시 50분의 초저녁, 배달 음식 주문이 많을 주거 지역을 노려 서울의 한 대단지 아파트 중심에서 배달 시작 버튼을 눌렀습니다.
배달 요청이 물밀 듯 밀려올 거라 예상하고 야심차게 시작했지만 배달 알림은 감감무소식. 적잖이 당황했습니다.
30분간 주문 알림 화면만 뚫어져라 쳐다본 끝에 '띵동', 첫 배달이 들어왔습니다.
행여 다른 기사들에게 주문을 뺏길까 얼른 버튼을 누르고 식당으로 향했습니다. 식당 문을 열며 "안녕하세요, 쿠팡이츠에서 왔습니다"라고 외치는 그 찰나가 괜히 쑥스러웠습니다.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파스타와 피자가 식지 않도록 안고 빠르게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새내기 배달 기사지만 책임감만큼은 베테랑 못지않았습니다.
첫 배달을 마치자마자 새로운 배달이 곧바로 들어와, 개시 1시간 30여분만에 두 건을 완료했습니다. 수입은 12,000원. 하지만 배달 요청은 두 번째 배달을 끝으로 더 이상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오토바이 배달 기사들은 저렇게 바쁘게 다니는데…도보 기사라 안 잡히는 건가?'
시무룩해진 마음을 다잡고, 앱에 표기된 배달 수요가 많은 지역을 찾아다니며 한 시간을 더 기다렸지만 소용없었습니다. 결국 3시간 동안 6,000원짜리 배달 두 건으로 영업을 마쳤습니다. 새삼 돈을 벌기가 얼마나 힘든지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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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시간으로 지도에 표기되는 구역별 주문 현황. 초록색 음식점 모양의 기호가 있는 곳으로 가면 배달 요청을 받기 더 쉽다. / 사진 = 쿠팡이츠 배달파트너 앱 캡처 |
전략을 바꿔보기로 했습니다. 다음 날 서울 강남구 선릉역과 역삼역 사이, 주거 지역이 아닌 고층 빌딩이 즐비한 도심에서 점심 장사(?)를 시작했습니다.
역시 업무 단지답게 식당도, 주문 건수도 훨씬 많았습니다. 오전 11시 40분부터 점심시간이 끝난 2시 10분까지, 쉴 새 없이 선릉역과 역삼역 사이 빌딩과 아파트, 학교를 동분서주했습니다.
2시간 30분동안 총 6건을 수행해 31,420원을 벌었습니다. 건 당 배달료는 3,450~6,000원 선. 시급은 약 10,500원으로 2022년 최저시급인 9,160원을 웃도는 나름 '고수익 꿀알바'였습니다.
배달을 완료할 때마다 주어진 임무를 수행했다는 것에 대한 뿌듯함과, 티끌모아 티끌이지만 차곡차곡 쌓이는 배달 수익에 약간의 중독성을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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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틀간 완료한 배달 현황과 수입. 총 43,420원을 벌었으며 세금을 떼니 41,988원이었다. / 사진 = 쿠팡이츠 배달파트너 앱 캡처 |
하지만 분명히 아쉬운 점도 있었습니다. 오히려 소위 '꿀알바'보다는 '극한 알바'에 가까운 느낌이었습니다.
배달일을 배정받기 위해서는 길거리 한복판에서 추위에 떨며 기약 없이 배달 요청 알림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다른 일을 하느라 플랫폼에서 배정받은 배달을 거절하면 추후 배달 배정이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또한 겨울에는 추위와 미끄러운 눈길, 여름철에는 폭염과 싸우며 길 곳곳을 누벼야 하는, 기상여건에 많이 좌우되는 직업이었습니다.
고객이 배달 평점에 '싫어요'를 남길 경우 배달 배정률이 낮아져, 음식이 식지 않도록 불철주야로 달려야 했습니다. 특히 전문 배달 기사의 경우 동료 없이 플랫폼과 일하다 보니, 업무에 지장이 있거나 난처한 상황을 겪어도 대응하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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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입문이 아닌 화장실을 통해 식당에 들어와 배달 음식을 수령해야 했던 한 중국집. / 사진 = 허유하 인턴기자 |
시간대나 지역에 따라서도 수입이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식사시간에는 배로 뛰지만 나머지 시간대는 평균 3~4000원 남짓의 배달료. 식당이나 인구 등 인프라도 매우 중요한 요소였습니다. 모든 도보 배달원들이 수요가 많은 지역과 시간대에만 활동할 수 없기에, 드문드문 배달 요청이 들어온다면 시간당 평균 수입이 커피 한 잔 수준에 불과했습니다.
방학동안만 근무할 수 있어 도보 배달 기사를 선택했다는 대학생 주누리(24) 씨는 "근무 방식이 단순명료해 근무 자체에 드는 에너지가 적었다"고 후기를 전했습니다. 매장에서 물건을 받고 배달지로 가서 전달, 그리고 늦지 않으면 된다는 공식만 지키면 됐다는 것입니다.
또한 주 씨는 "혼자서 움직이기 때문에 협업에서 오는 고려 요소나 스트레스가 전혀 없어 좋았다"고도 덧붙였습니다.
다만 부업으로는 한계가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주 씨는 "필요하다면 배달을 오래 하거나, 배달 요청이 많은 지역으로 이동해 수입을 늘릴 수 있다"면서도 "체력적으로 부담이 컸고, 집 근처보
결국, 시간을 들여 소액을 벌 수는 있으나 최저임금 수준도 만만치 않다는 것, 통상적인 알바 수준의 소득을 올리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노력과 실력이 필요하다는 것. 도보배달을 하면서 깨닫게 된 것입니다.
[허유하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youhaheo@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