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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 확산 이후 부산과 울산에는 영세한 생계형 1인 자영업자가 증가했다는 조사 보고서가 나왔다. 사진은 울산대학교 앞 상권, [서대현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로 자영업자 피해가 커졌음에도 부산과 울산은 코로나 확산 이후 오히려 자영업 창업이 크게 늘었다. 연 매출액이 5000만원도 안되는 영세한 생계형 1인 자영업자들이 급증한 영향이다.
최근 한국은행 부산본부 경제조사팀과 울산본부 기획조사팀이 발표한 '부산·울산지역 자영업 주요 특징과 코로나19 이후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 확산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부산과 울산 자영업자는 2018년 이후 각각 6만1000명, 울산은 9000명 증가했다.
부산과 울산 두 지역 모두 직원 없이 혼자 일하는 1인 자영업자 비중이 전국 7대 도시 중 가장 높았다. 2018~2021년 직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부산 6000명, 울산은 4000명 감소했다. 반면 혼자 일하는 자영업자는 부산 6만8000명, 울산 1만3000명 증가해 전체 자영업자 증가를 주도했다. 직원 없는 자영업자 비중은 지난해 기준 울산 76.7%, 부산 74.6%로 각각 1위와 3위를 차지했다.
직원 없는 1인 자영업자의 월 평균 매출액은 2019년 기준 621만원으로 직원을 둔 자영업자(2936만원)의 21% 수준으로 영세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 매출액을 기준으로 연 5000만원이 안되는 소상공인 비중은 7대 도시 중 울산 36.2%로 1위, 부산은 30.0%로 2위를 기록했다.
자영업자 고령화도 부산과 울산의 공통된 현상이다. 60세가 넘은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생계를 위해 창업에 뛰어들다 보니 금융과 의료 등 지식서비스업보다는 음식점, 숙박시설, 슈퍼마켓 등 경쟁이 치열한 전통서비스업 비중이 다른 대도시가 높았다.
대표자가 60세 이상인 고령 자영업자 비중을 보면 부산 27.1%로 전국 평균(23.0%)보다 높았다. 울산은 22.3%로 전국보다 낮은 수준이나 고령 자영업자 증가율은 7.6%로 전국 평균(5.1%)보다 높아 빠른 속도로 평균에 가까워지고 있다.
코로나 이후 매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창업은 오히려 증가하고 폐업은 감소했다. 2020년 부산·울산 창업자는 전년도보다 각각 1만2000명, 2000명 증가했다. 같은 기간 폐업자는 부산 3000명, 울산 2000명 감소했다.
창업의 경우 일반사업자는 줄고 연간 매출액 4800만원 미만 간이사업자는 증가해 영세 자영업자의 시장 진입이 활발했다. 창업은 늘고 폐업은 감소하면서 자영업자 간 경쟁은 심화됐고, 수익성 악화로 이어져 자영업자 대출은 크게 늘었다. 최근에는 일반은행보다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비은행권 대출이 증가해 고금리 기조 속에 대출 부실 위험이 커질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보고서는 "코로나 사태로 피해를 입은 자영업자에 대한 충분한 자금 지원이 필요하다"며 "코로나 이후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자영업자 대출 증가세, 특히 상대적으로 부실 위험이 큰 비은행권 대출 건전성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울산 = 서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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