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상반기까지 우울증 진단을 받은 사람 수는 25~29세보다 20~24세가 더 많았다.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실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상반기 20~24세 중 우울증(우울에피소드, 재발성 우울장애) 진단을 받은 사람은 4만8448명인데 25~29세는 4만7081명이었다.
그러던 추세는 2020년 하반기부터 뒤집힌다. 특히 증가율로 따지면 25~29세의 우울증 증가율은 전 세대 중 압도적으로 높다. 2021년 상반기에 25~29세 중 우울증 진단을 받은 인원수는 전년 동기대비 24% 증가했다. 20~24세에서는 전년 동기대비 16% 늘어났다. 전체 연령에선 8% 증가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20대 중후반의 우울증 진단이 크게 늘어난 것을 실감할 수 있다.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25~29세 우울증 수를 늘린 결정적 요인 중 하나는 취업난이다. 상대적으로 아직 취업 스트레스를 덜 받는 20대 초중반에 비해 취업이 당장 발등의 불로 떨어진 20대 중후반에 취업 스트레스는 심할 수밖에 없다. 어렵게 취업에 성공했다고 하더라도 눈높이를 낮춰 취업나 직장에 부적응하고 있는 경우라면 다시 취업을 준비해야 하는 이직에 대한 고민까지 따라붙는다.
교육부에 따르면 2020년 고등교육기관(대학교 이상) 졸업자 취업률은 역대 최저인 65.1%를 기록했다. 2013년 68.1%에서 계속 하향 추세다. 교육부는 대졸자 취업률 하락에 대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해외취업이 줄었고, 경기악화로 창업까지 위축됐다"고 말했다.
취업 시장이 신규 공채보다 경력자 위주 수시 채용으로 추세가 바뀌고 있는 데다 코로나 19로 인한 경제난까지 대졸자들의 취업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특히 취업자들의 일자리와 전공이 불일치하는 경우가 많아 대학생들은 대학 전공 4년 공부 외 별도의 비용과 시간을 들여 취업준비를 하면서 취업 스트레스는 더욱 배가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청년(15~29세) 취업자의 일자리와 전공이 매우 불일치한다는 응답이 40%, 약간 불일치는 12.3%였다.
임
[김제림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