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사진. 임산부석에 앉은 것으로 추정되는 남성이 자신의 앞에 임산부 배지를 달고 서 있는 여성을 촬영해 올렸다. / 사진 = 연합뉴스 |
지하철에서 한 남성이 임산부석에 앉아 자신의 앞에 임산부 배지를 단 채 서 있는 여성의 모습을 촬영해 온라인 상에 올려 누리꾼의 공분을 샀습니다.
지난 2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본인 오늘 진짜 뿌듯했던 거’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글쓴이 A씨는 “안 비켜줘, XXX아 꺼X”라는 욕설과 함께 사진 한장을 공개했습니다.
사진에는 사람이 많은 지하철 안에서 임산부 석에 앉아 있는 A씨의 다리와 함께 바로 앞에 임산부 배지를 가방에 달고 서 있는 여성의 모습이 담겼습니다.
이를 접한 다수의 누리꾼은 A씨의 행동에 대해 “배려심이 없다”며 지적했습니다. 누리꾼들은 “임산부가 얼마나 힘든데 저걸 찍어서 인증하고 있나”, “임산부 앞에 두고 저러는 거 정말 아닌 거 같다”, “저걸 뿌듯하다고 자랑이라고 하다니” 등 A씨를 비난했습니다.
반면 “양보는 의무가 아니다”, “임신한 척 자리에 앉는 여자들도 있다” 등 A씨를 옹호하는 일부 누리꾼들도 있었습니다.
↑ 임산부 배려석 / 사진 = 연합뉴스 |
한편 임산부 배려석은 2009년 서울시 시내버스, 2013년 지하철에 도입됐습니다. 2015년에는 자리 구분과 주목도를 위해 좌석과 등받이, 바닥 등을 분홍색으로 교체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임산부를 위해 자리를 비워 놓아야 한다는 의식이 낮은 실정입니다.
한 임산부는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지하철 임산부 배려석에 비임산부가 앉아 있는 경우가 많다”며 “지하철 임산부 배려석을 법으로 지정해달라”고 호소하는 청원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청원인은 “앉은 이에게 비켜달라고 할 수도 없고, 비켜줄 생각도 사실 안 한다”며
이어 “물론 '배려석'이라는 건 잘 알지만, 노산에 어렵게 시험관으로 아기를 가지고 출퇴근하는데, 편히 앉아갈 수 없어 아기 한 명 낳기도 정말 힘든 현실이란 걸 체감한다”며 “본인 가족이 직면하는 현실이라 생각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