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속한 성적 비하 표현을 담은 '메뉴판'이 노출돼 논란의 중심에선 쿠팡이츠가 정확한 사고 경위 설명 없이 협력업체에 책임을 떠넘기고 있어 논총을 받고 있다. 소비자와 누리꾼들은 납득할만한 사과와 재발방지책이 없을 경우 불매운동을 벌이겠다는 입장이다.
논란은 지난 19일 오전 다수의 음담패설이 적힌 분식 테스트(test) 메뉴판이 쿠팡이츠 애플리케이션에 노출되면서 시작됐다. 메뉴판에는 콜라·호떡·보쌈 등을 설명하며 여성의 특정 신체 부위를 희롱하거나 성관계를 직간접적으로 표현한 내용이 다수 담겼다. 문제의 페이지는 삭제 처리됐지만, 온라인 게시판을 통해 퍼져 소비자와 누리꾼들의 공분을 샀다.
20일에는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쿠팡이츠와 그 모회사인 쿠팡에 대한 '보이콧' 운동이 벌어졌다. 페이스북·트위터 등에는 "실제 영업을 하는 곳이냐", "쿠팡을 어떻게 응징할 방법이 없네. 노동자를 억압하는 기업이 여성혐오도 방치한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점이 일관되기 때문" "쿠팡이츠, 대국민 사과해라. 조직이 어떨지 회사가 어떨지 말 안 해도 알겠다. 여자의 생식기는 웃음거리가 아니다"라는 등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쿠팡이츠 앱을 삭제한다'거나 모회사인 쿠팡 회원에서 탈퇴한다는 글도 잇따랐다.
여성 비하가 담긴 테스트 페이지가 노출된 데 대해 쿠팡이츠는 "외부 협력사가 부적절한 단어를 사용한 것을 발견했다"고 해명했다. 그러자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부적절한 게시물에 대한 사과나 경위 설명 없이 '협력사 잘못'이라며 발뺌한다는 것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플랫폼이나 SNS 운영사에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하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내에는 명예훼손이나 혐오 표현 등이 담긴 게시물을 방치한 플랫폼이나 SNS 본사를 직접적으로 처벌하는 법규가 미흡하다. 독일과 프랑스는 혐오 표현이 담긴 콘텐츠를 일정 시간 이내에 제거하지 않는 소셜미디어 회사에 거액의 벌금을
쿠팡이츠는 이번 논란에 대해 "외부 협력사가 테스트 계정을 시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라며 "발견 후 즉시 삭제 처리했다. 정확한 경위를 파악해 형사 고소 등 법적 조처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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