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문화예술공간으로 재탄생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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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쥴리 벽화 / 사진=연합뉴스 |
지난해 '쥴리 벽화'가 그려져 논란이 불거졌던 서울 종로구 관철동의 한 중고서점이 결국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매출 부진으로 폐업했습니다.
오늘(19일) 중고서점 대표이자 건물주인 여 모 씨는 "코로나19 상태 장기화로 운영 8개월째인 지난 1월 5일 폐점했다"라고 밝혔습니다.
여 씨는 "직원들 월급만 간신히 줄 정도의 매출 상태가 지속돼 더 이상 영업을 이어가기 어려웠다"며 "관리비 등으로 적자를 볼 정도로 장사가 안 됐고, 전망도 좋지 않다고 판단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서점 입구에는 '내부 사정으로 인해 부득이 폐점조치에 들어가게 됐다. 지난해 동안 저희 서점을 애용해주신 고객들에게 다시 한번 고개 숙여 감사드리며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길 기원한다'는 내용의 안내문이 붙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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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쥴리 벽화 / 사진=연합뉴스 |
이 서점은 지난해 7월 건물 외벽에 '쥴리의 남자들', '쥴리의 꿈! 영부인의 꿈!'이란 문구와 함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로 추정되는 인물의 벽화가 그려져 화제를 모았습니다.
해당 벽화는 김 씨가 과거 강남 유흥업소에서 접대부로 일할 당시 '쥴리'라는 이름을 사용했다는 내용을 포함한 '윤석열 X파일'에서 비롯된 것으로, 당시 여 씨는 "벽화로 풍자도 못 하느냐"라고 주장했습니다.
여 씨는 벽화에 어떠한 정치적 의도나 배후가 없음을 분명히 하며 "벽화는 헌법이 보장한 표현의 자유 영역에 있다"라고 강조했으나, 윤 후보 지지자들과 보수 성향의 유튜버들이 서점 앞을 차량으로 막고 확성기로 노래를 트는 등 영업을 방해하자 결국 벽화의 문구를 덧칠해 지웠습니다.
여 씨는 현재 윤 후보 지지 단체에 의해 명예훼손으로 고발당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와 관련해 그는 "고발당한 후 경찰 조사를 마치고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라며 "벽화 논란 때문에 폐업을 택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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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2월 14일 서울 종로구 관철동의 한 중고서점 외벽에 여·야 대선 후보로 보이는 인물들의 새 벽화가 그려지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
해당 건물은 내부를 리모델링해 종합 문화예술공간으로 재탄생할 예정입니다.
여 씨는 "6층짜리 건물 내부 공사를 진행 중이고 2월 중순 전시회를 개최할 계획"이라며 "지난해 10월 감정가보다 낮은 240억 원에 건물을 내놨으나 잘 팔리지 않아 대관이나 전시 사업으로 수익을 낼
그러면서 "기존에 하고 있던 스탠드업 코미디 공연과 더불어 갤러리 전시장 등으로 꾸밀 것"이라며 "문화 사업에 직접 투자해 3월 초쯤엔 이곳에서 뱅크시 전시회를 열 예정이다. 갤러리 쪽에 능력 있는 관장님을 모시고 나머지 층도 대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jejuflower@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