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 달서구 월광수변공원에서 예비커플이 웨딩 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 제공 = 달서구]
대구 달서구에 사는 서명숙씨는 지난해 30대 중반의 늦은 나이로 결혼에 성공했다. 그동안 좋은 배필을 만나지 못해 혼자 살 생각도 했지만 달서구청에서 마련한 만남 프로그램인 '고고 미팅'을 통해 지금의 남편을 만났다. 서로 간에 눈빛이 통하면서 만난 지 90일째 되는 날 서씨 부부는 결혼식을 올렸다. 서씨는 달서구청에서 마련한 프로그램을 통해 결혼에 성공하면서 50만원의 이벤트 비용 등 다양한 혜택도 받았다. 서 씨는 "코로나19로 외출도 쉽지 않아 외로움이 쌓이고 있었지만 달서구청에서 만남의 기회를 준다는 소식을 접하고 참가 신청을 했다"며 "미혼남녀들이 달서구가 마련한 프로그램을 통해 많은 짝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구 달서구가 '결혼친화도시'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그동안 지자체들의 인구 감소 극복 정책이 출산 장려금 확대 등 육아와 출산 위주에 집중돼 있었다면 이제는 결혼을 장려해 보자는 발상의 전환이 주효한 것이다.
달서구의 결혼 장려 정책은 2016년 전국 최초로 '결혼장려팀'이 신설되면서 본격 추진됐다. 출산율 감소가 결혼에 대한 가치관 변화로 인해 빚어지는 문제인 만큼 이태훈 달서구청장이 결혼에 대한 인식 전환을 해 보자는 취지에서 팀을 신설했다.
↑ 대구 달서구가 운영하는 `커플매니저` 양성 과정 개강식 모습. [사진 제공 = 달서구]
결과는 대성공적이었다. 달서구는 '결혼원정대' 를 조직해 관내 미혼남녀 150여명을 등록해 관리하며 다양한 만남의 기회를 제공하는 중이다. 지난 5년 간 43회의 미팅 프로그램을 운영했고 지금까지 788명이 참여해 118커플을 탄생시켰다. 이 중 현재까지 12 커플이 결혼까지 성공했다. 달서구는 결혼에 성공하면 50만원의 결혼 이벤트 비용과 업무협약을 맺은 병원에서 건강 검진 비용 10% 할인을 제공한다. 2018년에는 '친(9)에서 육(6)아까지'라는 슬로건으로 전국 최초로 '결혼특구'도 선포했다.
달서구의 결혼 장려 프로그램은 이색적이고 차별화 돼 있다. 대표적인 것이 '내 자녀 천생연분 찾는데이' 행사다. 이 행사는 결혼적령기 자녀를 둔 부모들을 위해 자녀를 대신해 부모들이 사위, 며느리를 찾아보는 기회다. 지난해부터 올해 10월까지 네 차례 행사에서 100명의 부모님을 통해 26커플이 탄생하는 성과를 올렸다. 부모들이 자녀들의 만남을 이어주는 오작교가 된 것이다.
민간 영역으로만 취급되던 결혼 주선 사업을 관이 직접 나서 적극적인 결혼 장려 정책을 펼치면서 성과를 얻자 다른 지역에서도 달서구 결혼 프로그램 벤치마킹하고 있고 타 지역 미혼남녀들도 달서구 결혼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싶다는 문의를 해 오고 있다.
↑ 이태훈 대구 달서구청장(왼쪽 다섯 번째)이 `결혼 장려 홍보 캠페인`을 펼치고 있는 모습. [사진 제공 = 달서구]
달서구는 커플들을 위한 데이트 시설 확충에도 적극적이다. 월광수변공원과 배실웨딩공원에는 결혼을 상징하는 하트, 반지 등 프러포즈가 연상되는 조형물을 설치해 데이트 명소로 유명세를 얻고 있다. 월광수변공원과 배실웨딩공원, 이곡장미공원 등은 야외 결혼식장으로 무료 사용도 가능하다. 달서구는 웨딩플래너와 커플매니저 양성 과정도 운영하며 직업 교육은 물론 일자리 창출과도 연계하고 있다.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결혼장려 추진협의회도 구성해 결혼장려를 위한 다양한 사업 발굴에도 나
서는 중이다.
이 구청장은 "인구 감소 극복을 위한 차원에서 결혼을 장려하기 위해 결혼친화도시 만들기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며 "여러 차례 중앙정부와 정치권에 전국 지자체의 결혼장려 전담조직 설치와 다양한 공모 사업 시행 등을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 = 우성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