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에서 마주친 남매에게 음식을 사주고 왔다는 한 시민의 사연이 공개돼 누리꾼들에게 감동을 전하고 있습니다.
↑ 사진 = 픽사베이 |
지난 12일 온라인 커뮤니티 '클리앙'에는 '편의점을 다녀왔는데 눈물이 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작성자 A 씨는 지난 11일 밤 11시가 넘은 시간 맥주를 사기 위해 편의점에 다녀왔다며 사연을 설명했습니다.
그는 계산을 기다리다 한 남매를 발견했습니다. 여자아이는 A 씨 앞에 서서 계산을 기다리고 있었고, 5~6살 정도로 보이는 남자아이는 골라온 과자를 계산대에 올려놓았습니다. A 씨는 "남자아이가 가지고 온 과자 바코드를 찍고 (점원이) 금액을 말하자 누나였는지, '이건 비싸서 안돼'라고 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이에 남자아이는 부피가 작아 보이는 과자로 다시 골라왔으나 한도 초과였습니다. 남매가 사려던 것은 컵라면 두 개와 소시지, 삼각김밥 하나였습니다.
이를 본 A 씨는 과거 이와 비슷한 어린 자매를 도와줬던 일을 떠올리며 남매에게 손길을 내밀었습니다. 그는 남매에게 "아저씨 빨리 계산하게 해주면 너희 먹고 싶은 것 다 사줄게"라고 말했습니다. A 씨는 "순간 머리 굴린 게 그 말이다. 아이들이 안심하고 마음 상하지 않게 해줬어야 했다"고 말했습니다.
A 씨의 말에 누나는 잠시 주춤하더니 뒤로 물러섰습니다. 그는 맥주를 계산하고서 자신을 보고 있던 남매를 보고 울컥한 마음이 들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아이들 옷차림을 가지고 판단하면 안 되지만 이 추운 날 두꺼운 패딩 점퍼도 아니고 늦가을에나 입을만한 외투를 입고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A 씨는 "너희가 양보해 줘서 아저씨가 선물하는 거야. 돈도 아저씨가 다 내줄 거야. 먹고 싶은 것 다 골라서 여기 담아봐. 엄청 많이 골라도 돼"라며 바구니 컵라면을 몇 개 담아 건넸고, 남매는 망설이다가 물건을 고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그래 봐야 과자 2개 고르더라. 여자아이는 먹을 것 하나 고르지 않고 주방 세제를 바구니에 넣더라. 그래서 제가 바구니에 과자, 라면, 소시지, 빵 등을 골라 담아 계산해 줬다"고 말했습니다.
편의점을 나선 A 씨는 "아무것도 물어보지 않고 집 가는 척하다가 편의점 모퉁이에서 다시 슬쩍 보니 가로등 아래서 봉지를 이리저리 휘저으면서 뭐가 있나 보더고 있었다"며 "봉지 안을 보던 동생 아이가 고개를 들면서 씩 웃는 게 지금도 생각난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걸어오면서 주룩주룩 울었다"며 "아이들에게 이것저것 묻는 게 되레 상처가 될까 참았는데
사연이 공개되자 누리꾼들은 감동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여자아이가 주방 세제부터 골랐다는 게 가슴 아프다", "멋진 분이다. 아이들도 기억하고 있을 거다", "나도 비슷한 일을 생기면 용기 내서 손 내밀어 보겠다", "베푼 것보다 더 많이 돌려받을 거다" 등의 댓글을 남겼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