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불매 운동 이미지에는
"업무에 참고하시라" 비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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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 사진=연합뉴스 |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멸공'을 언급하지 않겠다고 말한 지 하루 만에 북한의 동해상 미사일 발사 속보를 공유하면서 '멸공'을 연상하게 하는 기호 'OO'을 표기했습니다.
오늘(11일) 정 부회장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북한이 이날 오전 동해상에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1발을 발사했다는 내용의 기사 사진 3장을 공유하면서 'OO'이라고 게시했습니다.
정 부회장은 직접적으로 '멸공'을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그간 그의 행보를 봤을 때 기호에 들어갈 단어는 충분히 유추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정 부회장의 '멸공' 행보는 지난해 11월 붉은색 지갑을 손에 든 사진을 올린 후 "뭔가 공산당 같은 느낌인데 오해마시라"며 '난 공산당이 싫어요' 해시태그를 달면서 시작됐습니다.
지난 6일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사진이 포함된 기사 캡처 화면을 올리고는 '멸공', '승공통일', '반공방첩' 등의 해시태그를 달았고, 해당 글이 논란이 일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관련 게시물을 올린 뒤 "나의 멸공은 중국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오로지 우리 위에 사는 애들(북한)에 대한 멸공"이라고 논란을 일축했습니다.
이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정 부회장을 직접적으로 비판하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도 지난 8일 이마트를 찾아 멸치와 콩을 구입하면서 '멸공' 논란은 정치권으로까지 확산했습니다.
논란이 확산하자 신세계 주가는 6.8% 하락했고, 신세계인터내셔날 역시 장중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우며 5.34% 하락 마감했습니다. 하루 만에 신세계 시가 총액이 2조4천613억 원에서 2조2천939억 원으로 1천674억 원 줄어든 것입니다.
결국 정 부회장은 어제(10일) 자신의 SNS에 "멸공은 누구한테는 정치지만 나한테는 현실"이라며 "사업하면서 북한 때문에 외국에서 돈 빌릴 때 이자도 더 줘야 하고 미사일 쏘면 투자도 다 빠져나가는 일을 당해봤냐. 직접 위협을 당하고 손해를 보는 당사자로서 당연한 말을 하는데 더 이상 어떤 자격이 필요한지 모르겠다"라고 억울함을 호소했습니다.
신세계 측도 MBN을 통해 "(정 부회장이) 논란이 될 것이라는 정치적 감이 있었으면 (발언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일상적인 개인 생각을 여야가 정치적으로 활용해버리니까 답답했다. 이제 알게 되었으니 (정 부회장도) 더 안 하겠다는 뜻을 전했다"라고 '멸공' 발언을 그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온라인상에서는 스타벅스 등 신세계그룹 계열사에 대한 불매 운동을 주장하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정 부회장은 2019년 일본 불매운동 당시의 '노재팬' 포스터를 모방한 게시글을 공유하며 "업무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라고 비꼬았습니다.
[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jejuflower@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