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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점심으로 빵을 먹는 모습. [사진 = 연합뉴스] |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지난 7일 "아이 두명이 매장이 왔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카페를 운영한다고 밝힌 작성자 A씨는 15살 가량의 여자 중학생과 8~9살 정도 돼 보이는 남자아이가 함께 매장에 들어와 디저트 쇼케이스 앞에 서있었다고 했다.
A씨가 주문을 받자 2500원짜리 초코머핀을 달라고 한 여학생은 10원, 50원, 100원 여러 개를 합해 2370원을 내밀었다.
A씨는 "그제서야 (이들이) 결식아동인 것을 눈치챘다. 이때 아이들이 최대한 부끄럽지 않게 뭐라도 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A씨는 남매에게 매장에서 판매하는 브리또를 건네며 "마침 잘 됐다. 유통기한 오늘까지인 브리또가 엄청 많은데 아까워서 혼자 먹기 그랬는데 너희가 좀 같이 먹어줘"라고 했다.
물론 아이들이 부끄럽지 않도록 하기 위한 거짓말이었다. A씨는 "브리또 안에 밥도 들어있어서 왠지 아이들에게 이걸 주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A 씨는 치킨 브리또, 불고기 브리또 등을 6개 준비해 아이들에게 내줬다. 하지만 아이들의 반응은 예상과 달랐다.
그는 "고개만 푹 숙이고 마치 죄인처럼 있더라. 너무 안타까웠다"라며 "더 충격적인 건 다 익힌 브리또를 주자마자 남자아이가 몇일 굶은 사람 마냥 먹더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놀란 A씨는 "(아이들을) 다 먹이고 내 휴대전화 번호 알려주고 연락하라고 했다"며 "참 안타까운데 해줄 수 있는 게 이런 것뿐이라 미안하기도 하다. 그래도 태어나서 처음으로 결식아동을 도와줘보니 뿌듯하다"고 했다.
이후 A 씨는 글을 추가해 "몇 번 통화한 끝에 가정환경을 알게 됐다. 여자아이는 저희 매장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켜 줄 생각이다. 그냥 돈을 주는 것보다 아이가 직접 돈을 벌게 하는 게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이들 원룸 월세, 가스비, 수도비 등은 지원해주려고 한다.
네티즌들은 "사장님이 너무 따스하고 훌륭하다" "자립할 수 있게 도와준다는 생각이 멋진 어른 같다" 등의 반응을 남겼다.
[김현정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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