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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1월 전봇대 개폐기 작업 도중 사고를 당한 김다운씨의 휴대폰에 있던 사진. 김씨는 활선차 없이 전봇대에 올라가 있다. [사진 = 김씨 유족 제공] |
숨진 김다운(38)씨의 매형 A씨는 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너무 안타까운 게 (고인과) 결혼을 앞뒀던 예비신부가 직계가족이 아니라는 이유로 면회 한 번도 못했다"면서 "마지막으로 안아본 게, 화장터에서 납골함을 끌어안은 게 마지막"이라고 말했다. 이어 "(예비신부가) 너무 힘들어하고 매일 꿈에 나타나서 펑펑 울면서 너무 억울하다고 (한다고) 저희랑 얘기를 나눈다"고 말했다.
A씨는 사고 당시 상황에 대해서도 말을 이었다. 그는 "119 구조대에서 한전 측에 근처에 있는 활선차량을 빨리 보내달라고 요청해, 한 15분 후에 차량이 도착했다"면서 "그런데 이 활선차량이 (고인이 매달려 있던) 해당 높이까지 올라갈 수 없는 차량이라 더 높은 차량을 요청해 부르는 데까지 30분 정도가 소요됐다"고 말했다. 이어 "호흡도 불가능해 기관 삽관하는 응급처치를 하고 구급차로 이동했다"면서 "아주대 닥터헬기가 가까운 여주 공설운동장에 준비가 돼 있으니까 그쪽으로 와달라는 연락을 받았다고 하며 아주대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했다.
A씨는 한국전력과 하청업체에 대한 분노도 밝혔다. 그는 "최초 연락을 한전이나 하청업체에서 받은 게 아니다. 어처구니가 없다"면서 "사고 1시간 후 다운이의 전 직장 동료한테 연락을 받았고, 이때까지 한전이나 하청업체에서는 저희 가족한테 연락조차도 없었다"고 했다. 이어 "연락을 받고 병원에 갔는데 코로나 상황이라 1인만 면회를 할 수 있다고 해서 누나가 올라갔다"면서 "여주에서 헬기로 후송된 동생 이름을 찾았는데, 아주대에서는 처음에 '그런 사람 없다'고 답변했다"고 말했다. 한전이나 하청업체에서 고인의 인적사항을 아무것도 안 줬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A씨는 "화상 상태가 너무 심각해서 60대 무명남으로 분류가 돼 있어서 동생임을 확인하기 위해 병원과 신체적인 특징 등을 확인했다"면서 "사고 이후 거의 3시간이 지났었는데 동의서 하나 못 받고 거의 방치돼 있었다"고 했다. 이어 "사고 당일 '도대체 어떻게 사고가 났길래 이지경이 됐냐'고 물어도 업체 직원들은 '저야 모르죠. 119가 알아서 했으니까', '눈에 뭐가 씌였는지 작대기만 올리면 되는데 왜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면서 "원청, 하청을 떠나서 관리감독이 돼야 한다고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전에서 하청한테 이런 어려움과 문제를 떠넘기며 꼬리자르기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김씨는 지난해 11월 5일 경기도 여주 신축 오피스텔 인근 전봇대에서 작업 하던중 2만 2000볼트 고압 전류에 감전됐다. 사고 직후 의식을 잃은 상태로 30분이나 전봇대에 매달려 있었으며 상반신 대부분에 3도 화상을 입었다. 작업 당시 절연 장갑이 아니라 일
고인은 올 봄 결혼을 앞둔 예비신랑이었으며 사망 전 예비신부와 "사랑한다"는 메시지와 "일 끝나고 얼른 집에 가겠다"는 통화를 주고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변덕호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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