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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계 없음 / 사진=연합뉴스 |
올봄 결혼을 앞둔 새신랑이 홀로 작업하던 중 감전사로 허무하게 세상을 떠났습니다. 유족은 사고 이후 책임을 떠넘기는 듯한 한국전력공사와 하청업체의 모습에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작년 11월 5일 한전 하청업체 직원 김 모 씨(38)가 경기도 여주시의 한 오피스텔 주변 전신주에서 전기연결 작업을 하던 중 고압전류에 감전됐습니다.
한전 안전 규정상 '2인1조'로 작업해야 했지만, 당시 김씨는 10m 넘는 높이의 전봇대에 홀로 올라 작업하다 사고를 당했습니다.
안전장비도 미흡했습니다. 김 씨는 절연장갑이 아닌 면장갑을 낀 채 작업에 투입됐고, 작업 차량도 고소절연작업차가 아닌 일반 트럭이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김 씨는 목격자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원들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지만 이미 머리부터 상반신까지 심한 화상을 입은 상태였습니다. 김 씨는 결국 중환자실에서 사투를 벌이다 사고 19일 만인 11월 24일 세상을 떠났습니다. 김 씨의 생일은 하루 뒤인 11월 25일이었고, 올봄 결혼을 약속하고 상견례를 앞두고 있던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김 씨의 유족은 한전과 하청업체의 사고 이후 대응에 더 분노하고 있습니다.
김 씨의 매형 A 씨(47)는 오늘(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고인이 사고를 당했다는 연락을 사고 1시간 뒤 고인의 전 직장 동료를 통해 최초로 들었다"며 "이때까지 한전이나 하청업체는 저희 가족에게 연락조차 없었다.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라고 밝혔습니다.
구조 당시 상황에 대해서도 "119 구조대가 현장에 도착했지만 활선차(고소절연 작업차)가 없어 손 놓고 쳐다볼 수 밖에 없었다"며 "한전 측에 활선차를 빨리 보내달라 해서 15분 뒤에 도착했는데, 해당 높이까지 올라갈 수 없는 차량이었다. 더 높이 올라가는 차량을 요청해서 도착하는 데까지 총 30분 정도 시간이 지체됐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A 씨는 "처음엔 고인이 호흡도 불가능해서 기관을 삽관한 채 구급차로 이동하다가 헬기로 아주대병원으로 이송됐다"며 "병원에서 처남 이름을 찾았는데 그런 사람이 없다더라. 화상 상태가 심각해서 이름 없는 60대 남성으로 파악하고 있었다. 한전과 하청업체가 인적정보도 넘기지 않은 것"이라고 분노했습니다.
이어 "신체 특징으로 확인하고 나니 사고 이후 3시간이 지난 상태였다. 응급조치 동의서 하나 못 받고 방치돼 있었던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사고 발생 이후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난 뒤에도 한전과 하청업체의 태도는 황당했습니다.
A 씨는 "시간이 한참 흐른 뒤 현장 소장이 왔길래 (사고 경위를 물으니) '저야 모르죠. 119가 알아서 했으니까'라고 말하더라. 너무 화가 났다"며 "직원들과 부장, 이사에게도 왜 사고가 났냐고 물었더니 '고인이 두꺼비집 작대기만 올리면 됐는데 눈에 뭐가 씌였나 보다. 왜 사고가 났는지 모르겠다'는 말만 되풀이했다"고 분노했습니다.
A 씨는 김 씨의 예비신부가 직계가족이 아니라는 이유로 면회도 하지 못 했다며 안타까워했습니다. 그는 "코로나 때문에 1명만 면회할 수 있다고 해서 누나가 들어갔다"며 "예비신부는 화장터에서 납골함을 끌어안은 게 마지막이었다. 고인이 예비신부 꿈에 매일 나타나서 펑펑 울면서 억울하다고 한다더라"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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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
끝으로 "원청인 한전도 관리 감독을 했어야 하는 입장인데 하청에게만 문
한편, 경찰은 한전과 하청업체 관계자들을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로 조사하고 있습니다.
[디지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