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 올리려면 사교육 필요' 응답 다수
'킬러문항 출제로 수포자 발생' 51%
![]() |
↑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르는 수험생들의 모습.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는 자료사진. / 사진 = 매일경제 |
학년이 올라갈수록 자신을 '수포자', 즉 '수학을 포기한 자'로 생각하는 학생의 비율이 급격히 늘어난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 |
↑ 강득구 국회의원·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 기자회견 모습 / 사진 = 강득구 의원실 제공 |
5일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국회 소통관에서 가진 '2021학년도 전국 수학 포기자 실태파악을 위한 설문조사 결과 발표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발표된 전년도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 결과에서 공개된 수학 기초학력수준 미달 비율보다 이번 조사에서 파악된 수포자 비율이 두 배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 같이 밝혔습니다.
스스로 수포자라고 생각하는지 묻는 설문 문항에 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 1,496명 가운데 11.6%인 173명, 중학교 3학년 학생 1,010명의 22.6%인 226명, 고등학교 2학년 학생 1,201명 중 32.3%인 388명이 '매우 그렇다' 또는 '그렇다'고 응답했습니다. 학년이 높아질수록 거의 10%p씩 자신을 수포자로 여기는 학생이 늘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초등학생 8명 가운데 1명, 중학생 4명 가운데 1명, 고등학생 3명 가운데 1명 꼴입니다.
학교 성적을 올리기 위해 사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 묻는 말에는 초중고를 가리지 않고 학생 절대 다수가 필요하다고 응답했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 학생 1,496명 가운데 1,133명인 75.8%, 중학교 3학년 학생 1,010명 가운데 847명인 83.8%, 고등학교 2학년 학생 1,201명 중 1,041명인 86.7%가 '매우 그렇다' 또는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 |
↑ 학교 수학 성적 올리기 위해 사교육 필요한가? 2021 전국 수포자(수학포기자) 설문조사 응답 결과 / 출처 = 강득구 의원·사교육걱정없는세상 |
이 같은 결과는 어렵고 복잡한 내용을 배울수록 학교 수업만으로 모든 내용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하며, 수학 성적을 올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사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 강 의원과 사걱세 측의 설명입니다.
수능 시험이 수포자를 양성한다는 설문 결과도 나왔습니다. 고교 수학교사 100명에게 수능에서 킬러문항이 출제되는 것으로 인해 수포자가 많이 발생한다고 생각하는지 묻자 29%가 '매우 그렇다', 22%가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킬러문항으로 수포자가 양성된다고 보는 수학교사가 51%로 절반을 넘은 것입니다. '아니다'라는 응답은 32%, '전혀 아니다'는 16%였습니다.
또 현재 학생들이 수능 시험에 출제된 킬러문항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묻는 말에는 '매우 그렇다' 32%, '그렇다'가 26%로 나타났습니다. 킬러문항 때문에 사교육이 성행한다는 취지의 응답이 58%로 과반을 넘은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수포자가 발생하는 원인을 묻는 말에는 초등학교 교사의 83%, 중학교 수학 교사의 69%, 고등학교 수학 교사의 78%가 '누적된 학습 결손 때문에'라고 답했습니다. 초중고 교육과정에서 수학교육의 흐름을 놓치면 만회하기가 어렵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수학 교육과정의 양이 많고 그 내용이 어려워서'라거나 '변별을 위한 평가제도 때문에' 수포자가 발생한다는 응답도 많았습니다.
![]() |
↑ 수포자 발생 원인은? 2021 전국 수포자(수학포기자) 설문조사 응답 결과 / 출처 = 강득구 의원·사교육걱정없는세상 |
이번 조사를 통해 분석된 수학교육의 문제들로 ▲기초학력수준미달 비율보다 높은 수포자 비율 ▲변별을 요구하는 수학평가의 개선과 수능시험 평가 방법의 개선 ▲한 번 놓치면 따라가기 힘든 가파른 계단형 교육과정 ▲학교 수업만으로 대비가 불가능한 학교 시험의 문제 ▲과도한 수학공부의 양에 대한 학생들의 수학학습 부담감의 개선 등이 지목됐습니다.
아울러 수능 수학시험 관련 개선방안을 묻는 말에는 '수능 수학 시험 평가 제도를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바꾸어야 한다'는 응답이 55%로 과반을 넘었습니다.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답은 19%, 수능시험을 없애고 대학별 본고사를 부활시켜야 한다는 응답은 18%로 뒤를 이었습니다.
강 의원은 "수학 기초학력수준미달의 비율이 계속 높아지고, 학생들이 스스로를 수포자로 인식하는 비율이 높은 것은 심각한 문제"라면서 "차기 정부에서 학교 내신 수학시험 문제와 수능 시험 문제 출제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이번 설문조사는 2021년 11월 24일부터 12월 17일까지 전국 초등학교 60개교, 중학교 40개교, 고등학교 50개교 총 150개교를 대상으로 실시했으며 조사에 참여한 학생은 3,707명, 교사는 390명입니다.
[신동규 기자 easternk@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