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선 마지막 구간 다시 잇는다...강릉~제진 구간 착공

↑ 5일 강원 고성군 제진역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동해선 강릉~제진 철도건설 착공식이 열렸다. 사진 왼쪽부터 나희승 한국철도공사 사장, 박종수 북방경제협력 위원장, 이인영 통일부 장관, 문 대통령,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최문순 강원도지사, 김한영 국가철도공단 이사장.<사진제공=국토교통부>

남북철도와 유라시아 대륙 철도의 관문이 될 제진역을 국내 철도망과 연결하는 사업이 공사 첫 발을 뗐다.
국토교통부는 5일 강원도 동해선 철도 강릉~제진 구간 철도건설사업의 착공식을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제진역에서 열었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강릉시 남강릉신호장에서 고성군 제진역간 111.74km 구간을 단선 철도로 연결하는 것이다. 총 사업비는 2조7406억원이다. 실제 착공은 작년 말 시작해 오는 2027년 개통이 목표다.
제진역은 2002년 남북간 합의를 통해 2007년 북한의 감호역과 연결됐다. 이번에 착공된 강릉~제진구간이 개통하면 한반도 통합철도망이 대륙철도망(시베리아 횡단철도 등)과 연계된다. 제진역은 유라시아까지 뻗어나갈 수 있는 관문에 해당한다.
이번 착공은 동해선 라인 중 유일하게 철도가 놓이지 않은 강릉~제진 구간에 새로 철로를 놓는 사업이기도 하다. 국토부 관계자는 "2018년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당시 남북이 최우선적으로 추진하기로 합의한 동해선과 경의선 연결에 대한 우리의 신뢰와 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비록 2019년 베트남 하노이회담 결렬 이후 남북철도협력은 소강국면으로 접어들었으나, 정부는 북측과의 협력 재개를 대비하여 추가·정밀조사가 필요한 북한철도현대화 계획을 계속 준비하고 있다. 동해선 강릉~제진 철도 건설은 자체 추진이 가능한 사업을 선행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동해선 강릉~제진 구간이 개통되면, 한반도 통합철도망의 가장 긴 축인 부산에서 나진까지의 동해축이 완성된다. 이는 남북철도망 연결을 넘어 유라시아 대륙철도망과 국내 철도망이 연결된다는 의미가 있다. 특히 부산항을 기점으로 하는 대륙철도망이 구축되면서 국가 물류경쟁력이 강화되고, 나아가 동북아지역의 경제협력기반이 마련될 수 있다. 부산항과 직접 연결될 수 있는 대륙철도망은 시베리아 횡단철도(TSR), 만주 횡단철도(TMR), 몽골 횡단철도(TMGR) 등이다.
한편, 정부는 남북철도 연결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남북·대륙철도 연계 시 철도화물 운송 확대에 대비해 2018년 가입한 국제철도협력기구(OSJD) 활동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국제철도 화물협정 과 여객협정 가입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 이 협정은 국내법과 동등한 효력을 갖는 조약으로 제 51차 장관회의(내년 6월 예정)에서 최종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강원도는 그간 철도 소외지역이었던 도내에 통합 철도망을 구축해 지역경제 활성화도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 국토부·강원연구원은 동해선 강릉~제진 철도 건설사업으로 약 4조7000억원의 생산유발효과와 3만9000명의 고용유발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이번 사업이 끝나면 부산~울산~포항 구간, 내년 개통 예정인 포항~삼척선과도 연결돼 제진에서 포항·울산·부산을 한 번에 갈 수 있다. 제진에서 원주~춘천을 통해 서울까지도 철로가 이어진다. 국토부에 따르면 서울에서 제진까지 약 3시간, 부산에서 제진까지 3시간 30분만에 이동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노형욱 국토부 장관은 "이번에 착공된 강릉~제진 철도건설사업과 강원권 철도망구축의 차질 없는 추진을 통해 강원지역 균형발전, 남북철도연결과 대륙철도 진출의 교두보 마련을 위한 노력을 경주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이종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