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가 3km밖에 안 되는 도로를 놓자고 20년 넘게 1천600억 원을 쏟아붓고도 완성하지 못한 곳이 있는데요.
주민 반발 때문이었는데요.
2년 전, 인천시는 주민들과 극적으로 합의해 내년까지 도로공사를 마무리 짓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며칠 전 주민들과 또 극적으로 합의했다는 알 수 없는 보도자료를 냈습니다.
노승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양쪽에 주택가가 있고, 그 가운데가 뻥 뚫렸습니다.
2006년, 인천시가 주민 동의도 없이 산업도로를 내면서 마을을 두 동강 낸 겁니다.
이후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인천시는 원상복구도, 공사 재개도 못 한 채 시간만 보냈습니다.
이 도로를 뚫겠다고 20년 넘게 들어간 예산만 1천600억 원.
2년 전, 인천시는 주민들을 극적으로 설득했다며 곧바로 공사를 시작해 2023년까지 도로를 개통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인터뷰 : 박남춘 / 인천시장(2019년8월)
- "민선 7기 시정철학을 실천하는 대표적 민·관 협치의 사례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현장은 2년 전이나 지금이나 아무런 차이가 없었습니다.
▶ 스탠딩 : 노승환 / 기자
- "당시 발표대로면 내년 준공을 앞두고 공사가 한창이어야 하지만, 현장은 아직 공사를 시작도 못 한 상황입니다."
그러더니 며칠 전, 인천시는 "주민들과 도로 개설에 최종 합의했다"는, 2년 전과 거의 같은 보도자료를 또 냈습니다.
취재결과, 2년 전 주민 일부가 동의하지 않았음에도 극적으로 합의했다고 하고 완공시점까지 서둘러 발표했던 겁니다.
▶ 인터뷰(☎) : 인천시 관계자
- "(당시는 인천) 동구 주민들과 합의가 이뤄진 거고요. (이후) 민원이 발생해서 최종적으로 (인천) 중구 (주민들)과 그저께…."
인천시는 이번은 최종 합의라며 2025년을 도로 개통 시점이라고 밝혔지만, 2년 전에 한번 속았던 주민들은 또 실언이 되지 않을지, 의심의 눈빛으로 지켜보고 있습니다.
MBN뉴스 노승환입니다.[todif77@mbn.co.kr]
영상취재 : 김 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