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대만인 사망' 음주운전자 유죄 파기…윤창호법 위헌 영향

음주운전을 하다 대만인 유학생을 치여 숨지게 한 혐의로 2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은 음주운전자가 다시 재판을 받게 됐습니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도로교통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김 모 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습니다.

김 씨에게 적용된 '윤창호법' 조항이 지난달 위헌 결정을 받아 효력을 상실했기 때문입니다.

김 씨는 지난해 11월 서울 논현동 인근에서 혈중알콜농도 0.079%의 음주 상태로 차량을 몰다가 국내에서 유학 중인 20대 대만인 여성을 치여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김 씨는 2012년과 2017년 음주운전으로 각각 벌금 300만 원과 1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은 전력이 있어 윤창호법이 적용됐습니다.

1심은 "이 사건으로 피해자가 젊은 나이에 사망하는 비극적인 결과가 나왔다"며 징역 8년을 선고했고, 2심 역시 1심 판단을 유지했습니다.

하지만, 지난달 헌법재판소가 반복 음주운전자를 가중해 처벌하게 한 조항이 과잉 처벌이라 위헌이라는 결정을 하면서 해당 조항은 효력을 상실했습니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위헌 결정으로 형벌에 관한 법률이 소급해 그 효력을 상실한 경우, 해당 법을 적용해 기소한 사건은 범죄로 되지 않은 때에 해당한다"면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옛 도로교통법 148조의2 1항 등을 적용해 유죄로 인정한 원심은 그대로 유지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대법원의 판결 파기에 따라 다시 열리는 2심에서는 특가법과 음주운전 관련 일반 처벌 조항이 적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 길기범 기자 | road@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