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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출처 = 신촌지구대] |
노란 봉투에는 2000달러 수표와 함께 자필 편지가 담겨 있었다. 편지는 "존경하는 신촌파출소 소장님께"라는 문구로 시작됐다. 편지를 쓴 장모씨(72)는 1970년대 중반 강원도의 농촌에서 서울 신촌으로 와 고학생으로 생활했다고 한다.
그는 어느 겨울밤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허기진 채 귀가하던 중 신촌시장 뒷골목 홍합을 파는 리어카들을 만났다. 너무 배가 고팠지만 수중에 돈 한 푼 없던 장씨는 고심 끝에 홍합을 팔던 아주머니에게 "한 그릇만 먹을 수 있을까요? 돈은 내일 드리겠다"고 말했다. 아주머니 중 한 명이 선뜻 뜨끈한 홍합 한 그릇을 내줬다는 사연이다.
하지만 장씨는 그 다음날에도 돈이 없어 홍합 한그릇 값을 갚지 못했다. 이후 군복무를 마치고 미국으로 이민 간 장씨는 늘 아주머니에 마음의 빚을 진 채 살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그 친절하셨던 분께 거짓말쟁이로 살아왔다"며 "이제 삶을 돌아보면서 너무 늦었지만 선행에 보답하겠다는 마음에 돈과 함께 이 편지를 보낸다"고 적었다.
장씨는 2000달러를 보내면서 "지역 내에서 가장 어려운 분께 따뜻한 식사 한 끼라도 제공해 주시면 더할 나위 없이
신촌지구대 황영식 대장은 28일 2000달러를 환전한 226만6436원을 신촌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마봄협의체)에 기부했다. 협의체는 지역 내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노인, 장애인 1인 가구 등 어려운 이웃에게 식품과 생필품을 전달하는 서대문구 산하 단체다.
[김정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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