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설상차 9대, 캐러반 2세트, 유류탱크썰매 5대, 장비컨테이너썰매로 구성된 K루트 선단 [사진 제공 = 극지연구소] |
28일 극지연구소는 남극대륙에서 총 길이 1740km의 '코리안루트(K루트)'를 개척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 프랑스, 이탈리아 등 6개 국가에 이어 세계에서 7번째로 남극 해안에서 내륙으로 향하는 육상루트를 개척한 것이다.
극지연구소 K루트 탐사대는 지난 11월 13일 남극 해안가에 위치한 장보고과학기지를 출발한지 37일만인 12월 19일 13시(남극 현지시각) 탐사 목표지점인 돔C 지역의 '콘코르디아 기지'에 도착했다. 콘코르디아 기지는 프랑스와 이탈리아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내륙 기지다.
이강현 극지연구소 미답지연구단장은 "현재 남극에는 90여 곳의 탐사 기지가 존재하지만 내륙에 위치한 기지는 5곳에 불과하다"며 "그 내륙기지 중 한곳으로 향하는 루트를 확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극지연구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17년부터 연차별로 육상루트 개척을 진행해왔다. 2017년에는 300km, 2018년에는 750km, 2019년에는 1100km까지 개척에 성공했다. 지난해에는 1500km까지 개척할 계획이었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모든 국가의 남극 내륙 활동이 중단되면서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이에 해양수산부와 논의를 거친 끝에 목표를 1년 순연해 달성하기로 했고, 올해 마침내 1740km의 루트를 개척, 내륙기지까지 닿게 된 것이다.
![]() |
↑ K루트 1740km 경로 [자료 제공 = 극지연구소] |
남극대륙은 평균 해발고도가 2000m가 넘어 세계에서 가장 높은 대륙으로, 해안가에서 내륙으로 진입하려면 가파른 경사지를 지나야 하는데 빙하와 크레바스(빙하가 갈라져 생긴 좁고 깊은 틈)가 가로 막고 있어서 탐사가 매우 까다롭고 위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콘코르디아 기지가 위치한 돔C 지역은 생성된 지 100만년이 넘은 빙하가 존재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K루트 개척으로 우리나라가 외국의 남극 연구 선진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리나라는 현재 콘코르디아 기지에서 진행하는 연구에는 참여하지 않고 있지만, 마찬가지로 내륙에 위치한 러시아 보스톡 기지와의 공동연구 진행을 추진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선진국의 내륙 연구 인프라 활용에서 그치지 않고 한국도 독자적으로 내륙 기지를 건설할 계획이다. 이 단장은 "선진국들은 빙하 연구를 통해 100만년 이상 된
강성호 극지연구소장은 "이번 K루트 개척으로 남극연구의 범위를 크게 확장하고 남극연구 선진국들과 경쟁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박동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