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故 윤성호 씨 생전 모습. 지난 21일 장기·조직 기증으로 6명에게 새생명을 선물한 후 세상을 떠났다. / 사진=연합뉴스 |
뇌출혈로 뇌사상태에 빠진 30대 남성이 장기기증으로 환자 6명에게 새 생명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 21일 윤성호(39) 씨가 부산대병원에서 폐, 간, 췌장, 양쪽 신장, 오른쪽 안구 등 이 밖의 인체 조직을 기증하고 숨졌다고 밝혔습니다.
윤 씨는 경남 거제에서 평범하게 직장생활을 하던 건강한 청년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갑작스러운 두통을 호소하다 의식을 잃었고, 병원으로 이송돼 중환자실에 입원했습니다. 이후 몸 상태가 호전됐지만, 퇴원을 하루 앞둔 날 뇌출혈이 발생해 뇌사상태에 빠졌습니다.
유가족은 의료진과 면담을 통해 뇌사상태에서 장기 기증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유족 측은 누군가에게 새 생명을 이어주는 게 아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 기증을 결심했습니다.
아버지 윤종규 씨는 아들은 중학생 때 전교회장을 맡고 성적도 좋은 ‘모범생’이었다고 회상했습니다. 그는 “넉넉지 못한 형편에 제대로 가르칠 여유가 없었음에도 아들이 공부며 인간관계며 스스로 알아서 잘해줘서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른다”고 추억했습니다.
이어 “한 줌의 재가 되느니 누군가의 생명을 이어주면 세상을 떠나는 아들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기증을 결심했다”며 “술, 담배를 하지 않았던 아들이기에 (장기를) 받으시는 분들이 건강을 잘 회복하면 좋겠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그렇게 된다면 우리 아들의 삶은 충분히 가치 있는 것”이라며 “신이 나에게 훌륭한 자식을 주셨는데 끝까지 지키지 못해 면목이 없다”며 안타까움을 표했습니다.
한편, 문인성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