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경남 고성에는 '하늘의 제왕' 독수리떼가 나타나 시끌벅적한데요.
오늘 하루 독수리떼 구경에 나선 사람들은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은 것 마냥 기뻐했습니다.
그럼 우리도 한번 구경해볼까요?
강진우 기자입니다.
【 기자 】
손끝을 시리게 하는 겨울바람을 타고 매섭게 생긴 독수리떼가 나타납니다.
시베리아 한파를 뚫고 3,000km 떨어진 한반도 남단까지 먼 길을 찾아온 겨울 손님들입니다.
3m 길이의 날개를 펴고, 먹이에 달려드는 모습은 폭격기를 연상시킵니다.
하지만, 이곳에 모인 독수리떼는 사냥은커녕 죽은 고기만 먹는 '사체 청소부'로 통합니다.
겁이 많아 까마귀 눈치를 보기도 하는데, 이런 반전 매력 때문에 갈수록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김문화 / 부산시 부곡동
- "이런 경험을 통해서 좀 더 세상을 보는 눈이 넓어졌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특별한 크리스마스를 보내게 된 것 같아서 아들에게도 좋은 선물이 되지 않을까…"
경남 고성의 환경 단체가 먹이를 제공한 지 10여 년.
우리나라를 찾는 2천 마리 중 절반 가까이가 이곳을 찾으면서 '독수리 성지'가 되었습니다.
▶ 인터뷰 : 김덕성 / 독수리 자연학교 대표
- "강원도 쪽에는 아프리카 돼지 열병과 AI 때문에 먹이 공급을 못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까 자연히 안정적인 먹이터로 모일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상대적으로 따뜻한 한반도에서 월동하는 독수리떼는 내년 3월 고향인 몽골로 돌아갑니다.
MBN뉴스 강진우입니다.
영상취재: 진은석 기자
영상편집: 이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