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치도 아닌데 일반병상 가라니…이동 명령 받은 210명 중 절반 넘게 버텨

↑ 수도권 중증병상 가동률이 85.1%를 기록한 23일 오전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으로 지정된 서울 광진구 혜민병원에서 의료진이 진료를 보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병상 마련을 위해 일반 병실로 이동하라는 명령을 내린 중증병상 장기 입원환자 가운데 실제로 병실을 옮겼거나 옮길 예정인 환자가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전원(병원변경)·전실(병실변경) 행정명령'을 받은 코로나19 환자 210명 중 71명이 병실을 옮겼고 18명은 전원·전실을 준비 중이다.
병실을 옮기지 않고 있는 121명 중 63명은 호흡기나 면역 저하 등의 문제로 중증병상에서 치료가 필요하다는 소명 절차를 밟고 있다.
앞서 지난 20일 보건복지부는 42개 의료기관의 코로나 중증병상에 20일 이상 입원하고 있는 210명에게 격리병상에서 일반병상으로 전원·전실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20일 이상 입원하는 환자가 줄지 않자 치료가 꼭 필요한 환자가 병상을 찾지 못하는 사태를 막기 위해 정부가 직접 병실을 옮기라는 명령을 내린 것이다.
현 지침에 따르면 코로나19 증상 발생 후 최대 20일까지는 코로나19 중증병상에 입원할 수 있다. 그 이후에는 격리해제돼 일반병상으로 옮겨야 한다. 20일 이상 중증병상에 머무를 경우 이 비용을 환자가 부담해야 한다. 또 일반병실로 옮기라는 행정명령을 위반한 데 대해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도 부과될 수 있다.
방역당국은 증상발현 20일 이후에는 감염력이 거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일반 병실로 옮겨도 치료를 계속 이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손영래 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치료 중단이 아니다"라며 "감염 가능성이 떨어졌기 때문에 코로나19 전담 중환자실에서 일반 중환자실, 다른 병상으로 전환하는 '격리해제'의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