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면허 과속 운전으로 7명 사상케 한 18세, "친구가 운전했다" 발뺌

3명 숨지고, 4명 크게 다쳐
타인 명의 도용해 빌린 렌터카 운전

↑ 사진 = 연합뉴스

무면허 과속 운전을 하다가 3명을 숨지게 하고도 동승했던 친구가 운전했다고 발뺌했던 10대가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오늘(24일) 광주지법 제2형사부(김진만 재판장)에 따르면, 명의를 도용해 빌린 렌터카로 무면허 운전을 한 A(18)군은 교통사고 처리 특례법 위반(치사·치상)과 도로교통법 위반(무면허 운전) 등 혐의로 1심에서 징역 장기 4년, 단기 2년을 받았습니다. A군은 항소했지만 항소심에서도 원심을 유지했습니다.

소년법에 따르면 만 19세 미만 미성년자에게는 장기와 단기로 나눠 형기를 선고할 수 있습니다. 소년법상 징역형의 법정 최고형은 장기 10년, 단기 5년입니다.

A군은 지난해 9월 13일 오후 11시 40분쯤 전남 목포의 한 초등학교 인근에서 무면허 운전을 하다가 7명을 사상에 이르게 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당시 A군은 동급생 4명을 태우고 제한속도 60km/h 도로에서 123km/h로 중앙선을 침범해 역주행 하다가 마주 오던 차량과 충돌했습니다.

이로 인해 차량에 타고 있던 고등학생 2명이 숨지고, 마주 오던 차량 조수석에 타고 있는 40대 남성이 사망했습니다. A군과 다른 학생 2명, 피해 차량 운전자 1명 등 4명은 크게 다쳤습니다.

A군은 운전 면허를 취득할 수 없는 연령이었고, 사고 당시 몰았던 차량은 타인의 운전면허증을 도용해 빌린 렌터카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A군은 법정에서 "운전하지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하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유전자 감정 결과와 CCTV 등을 근거로 A군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차량에 동승했던 학생들도 모두 A군이 운전했다고 말했습니다.

1심 재판부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친구를 운전자로 지목하면서 반성하지 않은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2심 재판부도 "A군이 사건 당시 운전해 사고를 낸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며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점과 유족 등이 극심한 정신적 고통과 함께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 범위를 벗어났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