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저질환자 울리는 방역패스…"직장생활 접어야 하나"

혈전 질환 있는 30대 영업직원 호소
접종 예외확인서 발급도 쉽지 않다

↑ 17일 오후 서울 성동구청에서 열린 2022학년도 대입 정시 설명회에서 참석자가 입장 전 방역패스를 확인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기저질환이 있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지 못한 직장인들이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 적용 확대로 인한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연합뉴스는 오늘(19일) 혈전 증세 진단을 받은 바 있어 백신을 접종하지 못한 영업직 직장인 진모(33) 씨의 사연을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진 씨는 지난 2019년 혈액이 응고돼 혈관을 막는 혈전 증세 진단을 받아 2주간 병원에 입원해야 했습니다. 그는 지금도 매달 대학병원을 방문해 정기적으로 진찰을 받고 있습니다.

진 씨는 기저질환 탓에 선뜻 백신 접종을 하는 게 쉽지 않다면서도, 사람들을 만나 자리를 갖는 일이 잦은 영업직원으로서의 불편함을 호소했습니다. 식당·카페에서는 방역패스가 없으면 1인 단독 이용만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이틀에 한 번씩 유전자 증폭(PCR) 진단검사를 받기도 현실적으로 어려운 실정입니다.

↑ 14일 점심시간 서울 중구 세종대로의 한 카페에서 접속한 질병관리청 쿠브앱(COOV·전자예방접종증명서)이 정상 작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다만 진 씨처럼 기저질환 등의 문제로 접종을 못한 사람도 구제받을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의사 소견서를 제출해 '접종증명·음성확인제 예외확인서'를 발급받으면 됩니다.

문제는 이 확인서를 발급받기가 말처럼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진 씨가 다니는 대학병원의 경우 소견서를 받기 위한 예약 과정이 까다로울 뿐더러 이를 제출해도 보건당국이 예외 대상으로 인정해줄지 불분명합니다.

보건당국은 접종 예외 대상을 면역결핍자나 항암·면역억제제 투여 환자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예방접종 금기자'로 지정되도 예외 적용을 받지만, 예방 접종 후 아나필락시스, 혈소판감소성혈전증, 심근염·심낭염 등 심한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났다고 증명해야만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즉, 일단 백신을 맞고 이상 반응이 생기는지 지켜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소견서를 받기 위해 어렵사리 내년 1월로 예약을 잡았다는 진 씨는 "앞으로 3주간은 사회생활을 접어야 할 판"이라며 "몸이 좋지 않은 것도 서러운데 사회로부터 고립되는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고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